약 때문인지 노화나 다른 질환 때문인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약은 그대로 두고 변화를 적어 다음 진료 때 주치의와 상의한다
늘 먹던 된장찌개가 유난히 싱겁게 느껴지거나, 아침에 우려낸 차의 향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끼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당뇨병이나 비만 관리를 위해 약을 먹고 있다면 “혹시 약 때문일까” 하는 물음이 들 수 있다. 다만 냄새와 맛이 둔해지는 일은 나이가 들면서 흔히 생기는 변화이기도 해서, 곧바로 약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혈당·체중 조절 약과 감각 변화, 어디까지 알려졌나
최근 몇몇 연구에서는 혈당을 조절하고 포만감(배가 부른 느낌)을 높여 체중 관리를 돕는 특정 계열의 약을 먹는 사람 가운데 일부가 냄새나 맛을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약은 당뇨병 치료와 비만 관리에 쓰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단계다. 약을 먹는 사람 일부에서 감각 변화가 관찰됐다는 것과 그 약이 감각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연구가 쌓여야 약과 감각 변화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뚜렷한지 판단할 수 있다.
노화로 오는 변화와 약으로 의심되는 변화는 다르다
냄새와 맛을 느끼는 힘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약해질 수 있다. 감기나 코 질환, 구강 건강 문제 같은 다른 원인으로도 감각이 둔해질 수 있어, 감각 변화 자체는 어르신에게 흔한 증상에 속한다.
따라서 살펴볼 대목은 시점이다. 서서히 오랜 기간에 걸쳐 둔해진 것인지, 새 약을 먹기 시작한 뒤 비교적 짧은 사이에 달라진 것인지에 따라 의료진이 판단할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구분은 스스로 내리기보다 진료 자리에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감각 변화가 가볍게 넘길 일만은 아니라는 점도 짚어둘 필요가 있다. 맛과 향이 줄면 식사의 즐거움이 떨어지고 먹는 양이 줄 수 있으며, 상한 음식의 냄새나 새어 나온 가스 냄새처럼 위험을 알리는 신호를 놓칠 수 있다.
살펴볼 사람과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사람
혈당이나 체중 관리를 위해 이런 약을 먹고 있으면서 최근 음식이 싱겁게 느껴지거나 향이 잘 느껴지지 않는 어르신은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혼자 사는 어르신처럼 상한 음식이나 가스 냄새를 대신 알아채 줄 사람이 없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반대로 이런 약을 먹지 않거나, 오래전부터 조금씩 감각이 둔해진 경우라면 약과는 별개의 원인일 가능성을 함께 생각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약을 스스로 끊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중단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약을 줄이거나 바꾸는 판단은 주치의의 몫이다.
기록하고, 확인하고, 진료 때 물을 것
먼저 언제부터 어떤 맛이나 냄새가 달라졌는지 간단히 적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찌개가 싱겁게 느껴진다”, “꽃향기가 잘 안 난다”처럼 생활 속 표현으로 남겨두면 진료 때 설명하기 쉽다.
집 안 안전도 함께 챙길 필요가 있다. 냄새에 기대기 어려운 만큼 유통기한을 눈으로 확인하고 냉장고를 자주 정리하며, 가스레인지를 쓴 뒤에는 밸브가 잠겼는지 직접 보고 화재경보기를 갖춰두는 방법이 있다. 식사는 음식의 색깔과 씹는 느낌을 다양하게 살리거나 허브와 향신료로 풍미를 더하면 입맛을 돋우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다음 진료 때는 적어둔 기록을 들고 주치의에게 감각 변화가 약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지, 다른 원인을 확인할 검사가 필요한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약에 대한 궁금증은 약을 받는 약국의 약사에게도 상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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