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감기, 질환 자체 등 다른 원인도 많아 약 탓으로 단정하기 어려워
변화를 기록해 주치의와 상의하고 약은 임의로 끊지 않아야
늘 먹던 된장찌개가 싱겁게 느껴지거나 좋아하던 과일 향이 예전처럼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런 변화가 혹시 매일 먹는 약 때문은 아닐까 하는 물음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다만 맛과 냄새가 달라졌다고 해서 곧바로 약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먼저 짚어 둘 필요가 있다.
약 복용자에게서 감각 변화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최근 한 연구는 당뇨병이나 비만 관리에 쓰이는 특정 약을 먹는 사람들의 미각(맛을 느끼는 감각)과 후각(냄새를 맡는 감각) 변화를 살펴봤다. 이 약들은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약을 먹은 사람들은 먹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후각에 변화가 생길 위험이 81%, 미각에 변화가 생길 위험이 52% 정도 더 높았다. 숫자만 보면 적지 않은 차이로 보일 수 있다.
함께 나타난 것과 약이 일으킨 것은 다르다
그러나 이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의 결과로, 약이 직접 맛과 냄새 문제를 일으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약을 먹는 사람에게서 변화가 더 많이 관찰됐다는 사실과 약이 그 원인이라는 결론은 별개다.
미각과 후각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둔해질 수 있고, 감기나 알레르기, 코 질환 같은 흔한 원인으로도 달라질 수 있다. 당뇨병 그 자체가 감각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어, 약과 질환의 영향을 따로 떼어 보기가 쉽지 않다.
누가 더 눈여겨봐야 하나
당뇨병이나 비만으로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이라면 맛과 냄새의 변화를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약을 시작하거나 바꾼 뒤 음식이 갑자기 싱겁게 느껴지거나 주변 냄새가 잘 맡아지지 않는다면 그 시기와 내용을 적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이런 약을 먹지 않는데도 감각이 둔해졌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어느 쪽이든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보다 한 번은 확인해 보는 편이 낫다.
냄새를 잘 맡지 못하면 상한 음식이나 가스가 새는 상황을 알아차리기 어려워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맛을 덜 느끼면 식욕이 떨어져 영양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
약은 그대로, 변화는 기록해 주치의와 상의
가장 중요한 것은 약을 임의로 끊거나 양을 줄이지 않는 일이다. 혈당 조절에 쓰는 약을 스스로 중단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변화가 느껴지면 기록한 내용을 들고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순서다.
생활에서는 냉장고 속 음식의 유통기한을 자주 살피고, 가스를 쓴 뒤에는 잠금장치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여러 색깔과 식감의 식재료로 식사를 꾸리고,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냄새 확인을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 균형 잡힌 식사는 기본으로 챙길 필요가 있다.
진료 때는 언제부터 어떤 맛과 냄새가 달라졌는지, 먹는 약이 무엇인지, 최근 감기나 코 질환이 있었는지를 함께 알리는 것이 좋다. 약에 관한 궁금증은 단골 약국의 약사에게, 생활 관리는 가까운 보건소에 물어볼 수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