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뒤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가 밤잠을 흔들 수 있다
루이보스·캐모마일·레몬밤·대추차는 카페인 걱정이 적지만 맞는 사람이 따로 있다
알레르기·혈당·복용 약부터 살피고 처음엔 조금씩 마셔 볼 필요가 있다

점심을 먹고 나면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시간이 찾아온다. 이때 커피를 찾는 어르신이 많지만, 늦은 오후의 커피 한 잔이 그날 밤 잠자리를 뒤척이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카페인만 없으면 어떤 차든 마음껏 마셔도 된다”는 생각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오후 커피를 대신할 네 가지 차

남아프리카에서 나는 루이보스차는 붉은 빛깔 때문에 “레드티”로도 불린다. 겉보기는 홍차와 비슷하지만 카페인이 들어 있지 않아 저녁 무렵에도 부담이 적다. 떫은맛을 내는 탄닌이 적어 맛이 구수하고 부드러우며, 아스팔라틴과 노토파긴 같은 항산화 성분(몸속 산화 작용을 줄이는 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모마일차는 은은한 꽃향이 특징이다. 아피제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들기 전 휴식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릴 때는 3~5분 정도만 담가 두어야 쓴맛이 덜하다.

레몬밤차는 레몬 향이 나는 허브차로, 민트처럼 시원한 느낌이 있어 입안이 텁텁할 때 가볍게 마시기 좋다. 로즈마린산이라는 폴리페놀(식물이 만드는 항산화 성분의 한 종류)이 들어 있다. 대추차는 대추 자체의 단맛 덕분에 설탕을 많이 넣지 않아도 되고,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칼륨 같은 무기질이 들어 있다.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과 효과가 크다는 것은 다르다

이들 차에 몸에 이로운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과, 차 한두 잔으로 뚜렷한 건강 효과를 얻는다는 것은 별개다. 캐모마일이 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편안한 휴식을 돕는다고 알려진” 수준이며, 불면증을 치료하는 약을 대신할 수는 없다. 오후 음료를 바꾸는 일은 카페인을 줄이는 생활 습관의 하나로 보는 편이 맞다.

단맛을 더하는 방식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설탕이나 시럽보다는 꿀을 아주 조금 넣거나, 계피·바닐라·레몬 조각·생강처럼 향을 더하는 재료를 쓰면 당을 덜 먹으면서도 맛을 살릴 수 있다. 루이보스차에 우유를 조금 섞으면 밀크티처럼 마실 수 있고, 레몬밤차는 차갑게 우려 얼음을 넣어 마셔도 된다.

누구에게 맞고 누가 조심해야 하나

오후 커피 뒤 잠들기 어렵다고 느끼는 어르신이라면 커피는 점심 직후까지만 마시고, 그 뒤로는 카페인 없는 차로 바꿔 보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러 차를 돌아가며 마셔 보고 입맛에 맞는 것을 고르면 습관으로 자리 잡기 쉽다.

반면 국화과 식물에 알레르기가 있는 어르신은 캐모마일차를 조심해야 한다. 대추차는 대추 자체에 당분이 있고, 시중에 파는 대추차나 대추청에는 당류가 많이 들어간 제품이 적지 않다. 혈당 관리가 필요하거나 체중을 조절하는 어르신은 연하게 마시거나 미리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처음엔 조금씩, 불편하면 멈추고 묻는다

몸에 좋다는 차라도 사람에 따라 맞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약을 꾸준히 먹고 있거나, 알레르기가 있거나, 위장이 약한 어르신은 새로운 차를 처음 마실 때 적은 양으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

마신 뒤 속이 불편하거나 가려움 같은 이상이 생기면 바로 중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복용 중인 약과 함께 마셔도 되는지는 약을 받은 약국의 약사나 주치의에게 묻고, 잠 문제가 계속되면 차에 기대기보다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