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를 하면 무엇이든 씹어도 된다는 생각이 흔하다
충격을 받아 주는 치주인대가 없어 힘이 뼈로 그대로 간다
음식은 잘게 자르고 정기 검진과 이갈이 상담부터 챙긴다

임플란트를 한 뒤 마른 오징어나 견과류를 다시 거리낌 없이 씹게 됐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인공 치아이니 자연 치아보다 단단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다만 재료가 단단하다는 것과 충격을 잘 견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자연 치아에는 있고 임플란트에는 없는 것

자연 치아는 뿌리와 잇몸뼈 사이에 치주인대(치아를 뼈에 매달아 충격을 흡수하는 얇은 섬유 조직)가 있다. 음식을 씹을 때 생기는 힘은 이 조직에서 한 번 걸러진 뒤 뼈로 퍼진다.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임플란트는 잇몸뼈에 인공 기둥을 직접 심어 고정하는 방식이라 이런 완충 장치가 없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세게 물면 그 힘이 인공 치아와 잇몸뼈에 고스란히 실린다. 이런 부담이 쌓이면 인공 치아 윗부분이 깨지거나, 고정 나사가 풀리거나 부러질 수 있고, 심하면 주변 잇몸뼈가 상할 수도 있다. 씹는 힘을 가장 많이 받는 어금니 자리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런 문제로 다시 치과를 찾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확한 조사 결과로 확인된 수치는 아니지만, 시술 뒤 관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아프지 않다고 괜찮은 것은 아니다

임플란트에는 감각 신경이 없다. 그래서 씹을 때 얼마나 센 힘이 들어가는지 스스로 느끼기 어렵고, 나사가 풀리거나 주변에 문제가 생겨도 통증이 늦게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이 없다는 것과 문제가 없다는 것은 별개다.

시술 뒤 첫 1년은 더 조심해야 하는 시기로 꼽힌다. 이 기간에 잇몸뼈와 인공 기둥이 단단히 붙는 골유착(뼈가 인공 뿌리 표면에 달라붙어 하나처럼 굳는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때 무리하게 씹으면 골유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인공 뿌리 주변 뼈가 녹을 수 있다.

누가 더 신경 써야 하나

어금니에 임플란트를 했거나 시술한 지 1년이 안 된 어르신, 마른 오징어나 육포, 단단한 깍두기와 총각김치, 질긴 나물, 견과류, 게 껍데기 같은 음식을 즐기는 경우는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도 특정 임플란트에 힘을 몰아줄 수 있다.

잠잘 때 이를 갈거나 평소 이를 꽉 무는 습관이 있다면 따로 살펴야 한다. 무의식중에 들어가는 이 힘은 음식을 씹을 때보다 훨씬 강해 임플란트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치과에서 스플린트(잘 때 끼우는 마우스피스 모양의 보호 장치)를 권하기도 한다.

식탁과 치과에서 확인할 것

식탁에서는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가위로 잘게 잘라 먹고, 한쪽 어금니보다 여러 치아로 고르게 나눠 씹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술 직후에는 의료진이 알려 준 식사 지침을 따르고, 불편한 느낌이 들면 참지 말고 치과에 알리는 것이 좋다.

아픈 곳이 없더라도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은 치과에서 임플란트 상태를 점검받을 필요가 있다. 검진 때는 위아래 치아가 맞물리는 높이인 교합이 맞는지, 내부 나사가 풀리지 않았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갈이가 의심되면 보호 장치가 필요한지 함께 묻는다.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있다면 진료 때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임플란트 관리나 생활 습관에 대한 궁금증은 시술한 치과나 단골 치과 의사,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