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에 좋다”, “혈당에 좋다”는 소문에 해외 약을 직접 들여오는 사례가 있다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약은 성분과 부작용, 다른 약과의 충돌을 알기 어렵다
새 약이나 영양제는 주치의와 약사에게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경로당이나 이웃 사이에서 “이 약을 먹었더니 살이 빠졌다”, “혈당이 내려갔다더라”는 이야기가 오가는 일이 적지 않다. 값이 싸고 효과가 좋다는 말에 해외에서 직접 사거나 아는 사람을 통해 약을 들여오는 경우도 있다. 다만 소문으로 퍼진 효과와 그 약이 어르신의 몸에 안전한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은 약이 대부분

체중 관리나 혈당 조절에 좋다고 알려진 해외 약 가운데 상당수는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았거나 개인 판매가 허락되지 않은 제품이다.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약이 어떤 경로로 만들어지고 보관됐는지 누구도 확인해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약은 포장에 적힌 성분이 실제로 들어 있는지, 함량이 정확한지조차 알기 어렵다. 겉으로는 같은 이름을 달고 있어도 내용물이 다를 수 있고, 설명서가 외국어로만 되어 있어 복용법과 주의 사항을 제대로 읽기 힘든 경우도 있다.

“효과가 좋다”와 “나에게 안전하다”는 다르다

약의 효과에 대한 소문은 대개 누군가의 경험담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한 사람에게 맞았던 약이 다른 사람에게도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나이, 몸무게, 콩팥과 간의 기능, 이미 먹고 있는 약에 따라 같은 약도 전혀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걱정되는 부분은 약물 상호작용(두 가지 이상의 약이 몸 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이다. 새로 들여온 약이 기존에 먹던 약의 효과를 지나치게 키우거나 반대로 떨어뜨릴 수 있고,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값이 싸다는 장점은 이런 위험과는 별개다.

만성 질환으로 약을 먹는 어르신은 더 조심해야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오래 관리해야 하는 병으로 매일 약을 챙겨 먹는 어르신은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이미 혈압약이나 혈당약을 먹고 있는데 혈당을 낮춘다는 약을 더하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미리 알기 어렵다. 여러 병원에서 약을 받아 먹는 어르신이라면 먹는 약의 가짓수가 많아 충돌 가능성도 그만큼 늘어난다.

먹는 약이 없고 건강한 편이라 해도 출처가 불분명한 약이 안전하다고 볼 근거는 없다. 영양제 역시 마찬가지여서, 새로운 제품을 먹기 시작할 때는 약과 똑같이 확인을 거치는 편이 낫다.

새 약을 먹기 전에 확인하고 물을 것

가장 먼저 할 일은 지금 다니는 병원의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다. 어르신의 건강 상태와 현재 먹는 약을 함께 알고 있는 사람이 주치의이기 때문이다. 진료 때 먹고 있는 약과 영양제를 모두 챙겨 가거나 이름을 적어 가면 상담이 수월해진다.

체중이나 혈당 관리는 약보다 생활 습관에서 출발하는 것이 기본이다.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단백질을 챙기는 규칙적인 식사, 하루 30분 정도 동네 산책이나 집에서 하는 가벼운 스트레칭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운동의 강도와 식사 조절 범위는 개인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주치의와 함께 정하는 것이 좋다.

약은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고 약국에서 약사를 통해 받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이미 해외 약을 들여와 먹고 있거나 먹은 뒤 몸이 불편하다면 복용을 이어 가기 전에 그 약을 들고 주치의나 가까운 약국 약사에게 확인을 받을 필요가 있다. 다니는 병원이 없다면 지역 보건소에서 상담을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