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고 얼마 안 돼 다시 허기지고 군것질이 느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포만감은 양보다 단백질·건강한 지방·식이섬유의 구성과 관련이 있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을 먹는다면 식단을 바꾸기 전 주치의와 먼저 상의한다

식사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출출해져 과자나 빵에 손이 가는 어르신이 많다. 왜 같은 양을 먹어도 어떤 날은 오래 든든하고 어떤 날은 금세 배가 고플까. 다만 허기를 막으려면 무조건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오해에 가깝고, 무엇을 함께 먹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포만감을 오래 끌고 가는 세 가지 영양소

최근 자연식 위주로 배부름을 오래 유지하는 식사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핵심은 단백질, 건강한 지방, 식이섬유(채소·과일 등에 든 소화되지 않는 성분)를 한 끼에 고루 담는 것이다. 이 영양소들은 식후 혈당이 갑자기 올랐다가 뚝 떨어지는 것을 완만하게 해 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혈당이 급하게 오르내리면 식사 뒤 기운이 빠지거나 금방 허기가 다시 찾아오기 쉽다. 반대로 소화가 천천히 되는 재료를 곁들이면 다음 끼니까지 버티기가 수월해지고, 자연히 불필요한 간식도 줄어들 수 있다. 달걀, 아보카도, 신선한 채소, 올리브유가 대표적으로 꼽히는 재료다.

달걀부터 요거트까지, 식탁에서 활용하는 방법

아침에는 달걀이 손쉬운 선택이다. 달걀은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해 나이가 들며 줄어들기 쉬운 근육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삶은 달걀 1~2개를 먹거나, 냉장고에 남은 채소를 넣어 달걀찜이나 스크램블을 만들면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함께 챙길 수 있다.

지방은 모두 피해야 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아보카도와 올리브유처럼 몸에 필요한 지방도 있다. 아보카도는 샐러드에 얹거나 으깨 빵에 바르고, 올리브유는 드레싱이나 나물을 무칠 때 조금 넣는 식으로 쓸 수 있다. 이런 지방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심혈관 건강에도 이로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채소는 끼니마다 색이 다른 것을 한두 가지씩 곁들이는 방법이 권장된다. 케일, 시금치, 오이 같은 채소의 식이섬유는 소화와 장 건강을 돕고 혈당이 급히 오르는 것을 늦추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으며, 루테인(눈 건강과 관련된 색소 성분)과 비타민 같은 항산화 성분도 들어 있다. 나물 반찬, 쌈 채소, 샐러드 등 익숙한 형태로 먹어도 충분하다.

식사 사이 허기가 질 때는 자극적인 과자나 빵 대신 그릭 요거트를 고르는 방법이 있다. 단백질과 유산균이 들어 있어 부족한 영양을 채우고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키위나 오렌지 같은 과일을 조금 곁들이면 맛도 살아난다.

든든한 식사와 치료 식단은 다르다

이런 식사법은 약이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몸을 돌보는 생활 습관이다. 포만감을 높이는 식단과 특정 질환을 관리하는 식단은 별개이고, 같은 재료라도 사람에 따라 맞고 안 맞음이 다를 수 있다. 특정 음식만 많이 먹는다고 건강이 좋아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끼니를 거르지 않고 비교적 건강한 어르신이라면 지금 식단에 달걀, 채소, 좋은 지방을 조금씩 더하는 정도로 시작해 볼 만하다. 반면 당뇨병, 신장 질환, 심장 질환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여러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단백질이나 지방, 특정 채소의 양을 조절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스스로 판단해 식단을 크게 바꾸기보다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식단을 바꾸기 전 확인하고 물을 것

먼저 식사 뒤 얼마 만에 허기가 오는지, 간식을 하루에 얼마나 먹는지 며칠간 적어 보면 자신의 식습관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기록을 들고 진료를 받으면 상담이 한결 구체적이 될 수 있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을 꾸준히 먹는 어르신은 새 식단을 시작하기 전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먹고 있는 약과 음식이 서로 영향을 주는지는 단골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고, 지역 보건소의 영양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