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가 쌓이면 비타민 주사를 먼저 떠올리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주사가 필요한 경우와 단순 피로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주사보다 식사·햇볕·주치의 상담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쉽게 지친다고 느끼는 어르신이 많다. 최근 한 유명 가수가 건강 관리를 위해 비타민 주사를 맞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나도 한 대 맞으면 기운이 나지 않을까” 하는 물음도 늘었다. 다만 비타민 주사는 피로를 근본적으로 없애 주는 방법이 아니며, 모든 사람에게 맞는 선택도 아니다.

비타민 주사는 무엇이고 언제 쓰이나

비타민 주사는 비타민 B, C, D 같은 성분을 정맥(핏줄)에 직접 넣거나 근육에 놓는 방식이다. 입으로 먹는 것과 달리 소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몸에 빨리 들어간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 덕분에 쓰임새가 분명한 경우가 있다. 위장 등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어 음식이나 알약으로 비타민을 제대로 흡수하기 어려운 사람, 몸이 몹시 쇠약해진 사람, 혈액 검사에서 비타민 수치가 지나치게 낮아 서둘러 채워야 하는 사람에게는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잠깐의 활력과 건강 회복은 다르다

문제는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사를 맞은 뒤 느끼는 개운함은 대개 며칠에서 몇 주 정도에 그친다. 피로의 원인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주사를 반복해도 같은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

부작용 가능성도 따져 봐야 한다. 고농도 비타민을 핏줄에 자주 넣으면 몸속 칼슘이 지나치게 많아지거나 콩팥에 돌(신장 결석)이 생길 수 있고, 심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비타민이 몸에 좋다는 사실과 많이, 자주 넣을수록 좋다는 생각은 별개다.

주사가 필요한 사람과 아닌 사람

흡수 장애가 있거나 검사로 결핍이 확인된 경우라면 의사의 판단에 따라 주사를 고려할 수 있다. 반면 특별한 질환 없이 단순히 피곤하다는 이유로 주사를 자주 맞는 것은 오히려 몸에 이롭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매일의 생활에서 비타민을 꾸준히 얻는 쪽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다.

식사가 출발점이다. 비타민D는 뼈 건강과 면역에 관여하며 연어, 고등어 같은 등 푸른 생선과 우유, 달걀노른자에 들어 있다. 비타민C는 몸속 해로운 물질(활성산소)을 줄이는 역할을 하며 키위, 딸기, 귤, 자몽, 브로콜리, 피망에 많다. 에너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비타민B군은 통곡물, 달걀, 콩, 견과류로 채울 수 있다.

특정 식품 하나에 매달리기보다 식탁에 여러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고루 올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햇볕도 중요하다. 피부가 햇볕을 받으면 몸이 스스로 비타민D를 만들기 때문에, 볕이 너무 강하지 않은 날 하루 20~30분 정도 가볍게 걷거나 창가에서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영양제나 주사 전에 확인할 것

식사량이 적거나 바깥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어르신이라면 비타민 영양제가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어떤 비타민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다면 약과 영양제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어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비타민 주사나 영양제를 생각하고 있다면 먼저 주치의에게 지금의 피로가 어디서 오는지, 비타민 수치 검사가 필요한지, 먹고 있는 약과 함께 써도 되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순서다. 영양제와 약의 궁합은 단골 약국의 약사에게도 확인할 수 있고, 식사와 생활 습관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