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통증이나 더위로 운동을 이어 가기 어려운 어르신이 많다
굶는 다이어트와 식사 습관을 고치는 체중 관리는 다르다
그릇 크기, 단백질, 물, 잠부터 점검하고 약을 먹는다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날이 더워 산책 한 번 나서기도 버거운 날이 이어지면, 많은 어르신이 “운동을 못 하면 체중 관리도 포기해야 하나”라는 물음을 품게 된다. 몸이 먹는 것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식탁과 일상 습관만 바꿔도 체중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운동이 어렵다고 끼니를 거르거나 무조건 적게 먹는 방식은 건강한 체중 관리와는 거리가 멀다.

그릇을 줄이고 천천히 씹는 것부터

사람의 눈은 생각보다 쉽게 속는다. 같은 양의 밥이라도 큰 그릇에 담으면 적어 보이고, 작은 그릇에 담으면 넉넉해 보인다. 그래서 밥그릇과 반찬 접시를 한 치수 작은 것으로 바꾸고 조금씩 덜어 담으면, 보기에도 푸짐해 과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먹는 속도도 중요하다. 식사 중에는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을 잠시 끄고 음식 맛에 집중하며 꼭꼭 씹어 먹는 편이 좋다. 천천히 먹을수록 몸이 배부름 신호를 알아차릴 시간을 벌게 되고, 그만큼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조절될 수 있다.

식이섬유와 단백질, 물은 넉넉히

식이섬유(채소나 곡물 껍질 등에 든, 소화되지 않고 장을 지나는 성분)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된다. 채소, 과일, 미역 같은 해조류, 현미와 보리 같은 통곡물에 많이 들어 있다. 나물 반찬과 쌈 채소를 밥상에 자주 올리고, 간식으로 사과나 배를 곁들이는 방식이 손쉽다.

단백질은 근육을 지키는 데 필요한 영양소여서, 덜 먹는 시기일수록 오히려 챙길 필요가 있다. 살코기, 생선, 두부, 콩, 달걀 가운데 한 가지를 끼니마다 반찬으로 올리면 부담이 적다. 먹는 양만 줄이고 단백질을 소홀히 하면 살보다 근육이 먼저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만하다.

물은 하루 8잔 정도를 꾸준히 마시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식이섬유를 늘렸을 때는 물이 함께 들어가야 소화와 배변이 수월하다. 반면 설탕이 많은 탄산음료나 과일 주스는 열량이 높아, 맹물이나 보리차, 숭늉으로 바꾸는 편이 낫다.

굶는 감량과 습관 바꾸기는 다르다

급하게 끼니를 줄여 몸무게를 빼는 것과 식사 습관을 서서히 고쳐 체중을 다스리는 것은 다르다. 급히 뺀 체중은 요요현상(감량 뒤 다시 살이 찌는 현상)으로 되돌아오기 쉽다. 변화가 더디게 보이더라도 천천히 조절하는 쪽이 꾸준히 유지하기에 유리하다.

힘든 운동이 아니어도 몸을 움직이는 일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오래 앉아 있었다면 몇 분이라도 일어나 걷거나 팔다리를 쭉 펴고, 설거지나 빨래를 널 때 허리를 곧게 세우는 것만으로도 움직임이 늘어난다.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은 의자에 앉아 팔을 들어 올리거나 손가락을 쥐었다 펴는 동작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잠도 체중과 무관하지 않다. 하루 7~8시간 정도 푹 자는 것이 권장되는데, 잠이 모자라면 식욕이 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아져 살이 찌기 쉬운 상태가 될 수 있다. 밤잠이 짧거나 자주 깬다면 식사보다 수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약을 먹거나 질환이 있다면 먼저 상의

이런 생활 습관 조절은 큰 질환 없이 체중이 조금씩 늘어 고민인 어르신에게 무리 없이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다. 반면 당뇨병, 신장 질환, 심장 질환 등으로 치료를 받거나 약을 꾸준히 먹는 어르신은 사정이 다르다. 식사량이나 단백질, 물 섭취를 바꾸는 일이 질환 관리와 맞물릴 수 있어서다.

따라서 식단을 바꾸기 전에 지금 먹는 약과 질환 목록을 들고 주치의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순서다. 먹는 약과 음식이 서로 영향을 주는지는 약사에게, 식단 짜기나 걷기 같은 생활 습관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할 수 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체중이 갑자기 줄거나 늘었다면 습관 탓으로만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