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양의 고기라도 종류에 따라 암 사망 위험과의 관련성이 달랐다
붉은 고기, 가공육, 내장육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종류를 가려 고르고 조리법과 지병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식탁에 고기 반찬이 오를 때 얼마나 먹느냐만 따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 국내에서 나온 한 연구는 양보다 어떤 고기를 먹느냐가 암 사망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다만 이 결과를 두고 특정 고기가 무조건 몸에 좋거나 나쁘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흔한 오해다.

남성은 붉은 고기와 가공육, 여성은 내장육에서 차이

연구 결과를 보면 남성의 경우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를 적당히 먹은 쪽에서 위암 사망 위험과 관련해 긍정적인 연관성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것이 구이 위주인 우리나라 식문화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반면 햄, 소시지 같은 가공육(소금에 절이거나 훈연해 만든 고기 가공품)은 직장암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쪽으로 나타났다.

여성에게서는 내장육이 눈에 띄었다. 간, 곱창 같은 내장육을 많이 먹는 경우 유방암이나 췌장암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 쪽에서는 내장 부위에 중금속 성분이 쌓여 있을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

관련이 있다는 것과 원인이라는 것은 다르다

이번 결과는 고기 종류와 암 사망 위험 사이의 관련성을 보여준 것이지, 특정 고기가 직접 암을 일으키거나 막는다는 뜻과는 별개다. 붉은 고기에서 나온 긍정적 연관성도 적당히 먹은 경우에 한정된 이야기이며,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의미로 해석할 근거는 없다.

사람마다 체질, 평소 식습관, 건강 상태가 모두 다르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같은 고기를 먹더라도 함께 먹는 반찬, 조리 방법, 간의 세기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종류를 가리고 조리법을 바꾸는 것부터

연구 내용을 식탁에 옮기면 양보다 종류를 먼저 살피는 것이 핵심이다. 남성 어르신은 붉은 고기를 굽거나 삶아 짜지 않게 먹는 편이 낫고, 여성 어르신은 간이나 곱창 같은 내장육을 가끔, 적은 양만 먹는 것이 권할 만하다. 햄,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남녀 모두 줄이고, 닭고기처럼 기름기 적은 흰 살코기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고기만 따로 먹기보다 신선한 채소와 나물 반찬을 곁들이면 영양 균형을 맞추고 소화를 돕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밥도 섬유질(식이섬유)이 많은 잡곡밥으로 바꾸면 좋다. 조리할 때는 튀기기보다 굽기, 삶기, 찌기를 택하고, 고기가 타지 않도록 불을 조절하며 간은 싱겁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병이 있다면 식단 바꾸기 전 주치의와 상의

식단을 바꿀 때 가장 먼저 따질 것은 각자의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약이다.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있거나 매일 약을 먹는 어르신이라면 고기 종류나 양을 크게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진료 때는 평소 즐겨 먹는 고기 종류와 횟수, 내장육이나 가공육을 얼마나 자주 먹는지를 미리 정리해 가면 상담이 수월하다. 식단 구성이 막막하다면 가까운 보건소의 영양 상담을 이용하거나, 먹는 약과 음식 사이에 주의할 점이 있는지 약사에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