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참기보다 양과 종류, 보관 방법을 바꾸는 것이 관건
복용 약이 있다면 간식 습관도 주치의와 함께 점검
무더운 오후, 냉동실에서 꺼낸 아이스크림 한 컵이나 팥빙수 한 그릇은 여름을 버티게 하는 작은 즐거움이다. 그런데 이런 시원한 간식이 어르신 몸에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아예 끊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다만 “단 간식은 무조건 해롭다”는 생각은 지나치다. 문제는 간식 자체보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먹느냐에 달려 있다.
부드럽고 달수록 금방 많이 먹게 된다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고 단 간식에는 당분(설탕)과 지방(기름기)이 넉넉히 들어 있다. 당분은 몸에 빨리 흡수돼 혈당(피 속 포도당 농도)을 끌어올릴 수 있고, 몸은 오른 혈당을 다시 낮추는 과정에서 쓰고 남은 에너지를 지방으로 쌓아 두기 쉽다. 여기에 지방은 같은 양을 먹어도 당분보다 열량(칼로리)이 훨씬 높다.
식감이 부드러워 금세 넘어가는데도 배부른 느낌은 잘 들지 않아, 생각보다 많은 양을 먹고 또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들도 단 간식을 자주 먹다 살이 붙어 놀랐다는 이야기를 종종 꺼낸다. 나이가 들면 신진대사(몸이 에너지를 쓰는 속도)가 조금씩 느려지기 때문에, 같은 간식이라도 젊을 때보다 몸에 남는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끊기”와 “조절하기”는 다르다
그렇다고 시원한 간식을 모두 끊을 필요는 없다. 즐거움을 지키면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따로 있다. 먼저 양이다. 큰 통에 든 아이스크림은 나도 모르게 많이 먹기 쉬우므로, 작은 그릇이나 컵에 먹을 만큼만 덜어 두는 편이 낫다. 처음부터 작게 포장된 제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맛을 보면 만족감은 커지고 과식은 줄어들 수 있다.
종류를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얼린 바나나, 망고, 홍시 같은 과일은 자연스러운 단맛을 내면서 영양도 함께 챙길 수 있다.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플레인 요구르트에 과일을 넣어 얼리면 시원한 간식이 되는데, 플레인 요구르트는 뼈 건강과 소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 과일도 당분이 있는 만큼 한 번에 먹는 양은 조절할 필요가 있다.
보관 장소도 습관을 좌우한다. 눈에 잘 띄는 곳에 간식이 있으면 손이 저절로 가기 쉽다. 아예 사 두지 않거나, 냉동실 깊숙한 곳이나 찬장 구석처럼 꺼내기 번거로운 곳에 두면 무심코 먹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 간식은 결국 습관이어서 주변 환경을 바꾸는 쪽이 의지에만 기대는 것보다 수월하다.
“저당”·“제로” 표시만 믿어서는 안 된다
요즘은 “저당”, “제로” 같은 문구를 단 간식이 많다. 하지만 당분이 적다는 것과 열량이 낮다는 것은 별개다. 제품 뒷면의 영양 정보에서 당류뿐 아니라 전체 열량과 지방 함량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글씨가 작아 읽기 어렵다면 자녀나 손주에게 대신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꾸준히 먹는 약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간식 습관을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혈당이나 체중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같은 아이스크림 한 컵도 다르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특별한 질환 없이 가끔 적당량을 즐기는 정도라면 지나치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새 간식을 고르기 전에 확인할 것
건강 상태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어떤 간식이 맞는지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새로운 종류의 간식을 자주 먹을 생각이라면, 다음 진료 때 주치의에게 하루 간식 양과 피해야 할 종류를 물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과 음식의 궁합이 궁금할 때는 단골 약국 약사나 가까운 보건소에 문의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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