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같은 배탈에도 탈수가 빨리 와 위험해질 수 있다
손 씻기와 충분한 가열을 지키고 증상이 이어지면 주치의를 찾아야 한다
무더위가 이어지면 입맛을 잃은 어르신이 냉장고에 넣어 둔 반찬이나 국을 꺼내 간단히 끼니를 때우는 일이 잦아진다. 냉장고에 보관했으니 괜찮다고 여기기 쉽지만, 기온과 습도가 높은 계절에는 세균이 빠르게 늘어나 멀쩡해 보이던 음식도 짧은 시간 안에 상할 수 있다. 다만 식중독(상한 음식이나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고 생기는 탈)은 젊은 사람에게는 가벼운 배탈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어르신에게도 그 정도일 것이라는 생각이 흔한 오해다.
냉장 보관과 안전한 음식은 다르다
세균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생활 공간 어디에나 있다. 여름철에는 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갖춰져, 조리한 음식을 상온에 잠시 두거나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는 것만으로도 상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냉장고는 세균이 자라는 속도를 늦출 뿐 완전히 막아 주는 곳은 아니라는 점에서, “냉장 보관”과 “안전한 음식”은 별개로 봐야 한다.
식중독의 원인은 보관 문제만이 아니다. 덜 익힌 고기나 생선, 달걀, 그리고 제대로 씻지 않은 도마와 칼 같은 조리 도구도 세균이 옮겨 가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상한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날 수 있다.
어르신에게 더 위험한 까닭은 탈수
같은 증상이라도 어르신은 젊은 사람보다 몸의 수분이 빨리 빠져나가 기운이 떨어지기 쉽다. 설사와 구토가 겹치면 탈수(몸속 물이 부족해진 상태)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고, 심하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여러 가지 약을 먹는 어르신이라면 식중독 치료 과정에서 복용 중인 약과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혼자 사는 어르신이나 입맛이 떨어져 남은 음식을 여러 번 나눠 먹는 어르신, 만성질환으로 약을 꾸준히 먹는 어르신은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반면 증상이 가볍고 금세 가라앉는 경우라도 물을 충분히 마시며 몸 상태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 씻기, 충분한 가열, 냉장고 정리
예방의 첫걸음은 손 씻기다. 음식을 만들기 전과 후, 밥을 먹기 전,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히 씻는 것이 권장된다. 생일 축하 노래를 두 번 부를 정도의 시간이면 30초를 채울 수 있다.
음식은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기본이다. 고기와 생선, 달걀은 완전히 익히고, 찌개나 국은 한 번 더 팔팔 끓여 먹는 편이 낫다. 남은 음식은 완전히 식힌 뒤 냉장고에 넣고, 냉장고 안은 정기적으로 닦아 주며 소비기한이 지난 음식은 아깝더라도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냉장고 문은 필요한 것만 꺼내고 곧바로 닫아 내부 온도가 오르지 않게 하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설사약부터 찾기 전에 확인할 것
음식을 먹은 뒤 복통과 설사, 구토가 계속되거나 열이 난다면 단순한 배탈로 넘기지 말고 주치의의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진료를 받을 때는 평소 먹고 있는 약의 이름을 의사에게 알려야 치료 과정에서 약끼리 부딪히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설사가 난다고 스스로 설사약을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몸 밖으로 균과 독소를 내보내야 하는 상황도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애매하거나 약 복용이 걱정된다면 주치의나 가까운 약사에게 먼저 물어보고, 혼자 사는 어르신이라면 가족이나 보건소에 상태를 알려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