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부담이 줄며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좁은 좌석에서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 근육과 인대가 쉽게 지칠 수 있다
앉는 자세, 틈틈이 걷기, 준비물부터 챙기고 통증이 남으면 주치의와 상의

유류할증료(항공사가 기름값 변동에 따라 항공권에 더 붙이는 요금)가 내려가면서 미뤄 둔 해외여행을 다시 알아보는 어르신이 많아졌다. 여행 준비라고 하면 짐과 일정부터 떠올리기 쉽다. 다만 몇 시간씩 좁은 좌석에 앉아 가는 동안 허리가 받는 부담은 준비 목록에서 빠지기 쉬운 부분이다.

좁은 좌석이 허리를 지치게 하는 이유

비행기 좌석은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을 태우도록 설계돼 있어 편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무릎 앞 공간이 좁다 보니 몸을 구부정하게 숙이거나 허리를 둥글게 말고 앉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자세가 길어지면 척추를 붙잡아 주는 허리 근육과 인대가 쉽게 피로해지고 허리뼈에도 무리가 쌓일 수 있다.

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있을 때 다리가 붓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흔히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 부른다. 움직임 없이 오래 앉아 다리의 피 흐름이 느려지면서 생기는 문제로 알려져 있다. 허리 통증과 다리 부기는 원인이 같지는 않지만, 둘 다 “오래,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 것”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일시적 뻐근함과 반복되는 통증은 다르다

긴 비행 뒤 허리가 하루 이틀 뻐근한 것은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통증이 되풀이되거나 오래 이어지는 것은 단순한 피로와는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 척추 상태를 확인해 봐야 하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허리가 불편했던 어르신은 비행 중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미리 대비하는 편이 낫다. 지병이 있거나 꾸준히 먹는 약이 있는 어르신도 여행 전후로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혼자 판단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반면 허리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도 장시간 같은 자세는 누구에게나 부담이 될 수 있어 기본 수칙은 함께 지키는 것이 좋다.

기내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

먼저 앉는 자세다. 엉덩이를 좌석 안쪽 깊숙이 붙이고 허리를 곧게 세운 뒤, 등받이와 허리 사이에 작은 쿠션이나 둥글게 만 수건을 끼우면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받쳐 주면 허리 근육이 덜 지치게 된다.

다음은 움직임이다. 한두 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통로를 천천히 걷고, 앉은 채로는 발목 돌리기, 무릎 굽혔다 펴기, 팔을 위로 뻗기, 어깨 돌리기 같은 가벼운 동작을 해 볼 수 있다. 굳은 근육을 풀고 피 흐름을 돕기 때문에 다리 부기를 줄이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통로를 걸을 때는 기체가 흔들릴 수 있으니 좌석 등받이를 짚으며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좋다.

준비물도 챙겨 둘 만하다. 목 베개와 허리 쿠션, 발이 편한 슬리퍼, 가볍게 걸칠 겉옷이 대표적이다. 기내는 생각보다 건조하고 서늘할 수 있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근육 긴장을 덜어 허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출발 전과 돌아온 뒤 확인할 것

허리 질환이 있거나 지병, 복용 약이 있는 어르신은 출발 전에 주치의에게 장시간 비행이 괜찮은지, 기내에서 조심할 동작은 무엇인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복용 중인 약을 여행지에서 어떻게 챙길지는 약사에게 확인해 두면 좋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허리 통증이 며칠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거나 자꾸 되풀이되면 참고 넘기기보다 가까운 의원이나 주치의를 찾아 척추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리 부기가 한쪽만 심하거나 통증이 함께 나타날 때도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