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면 채소를 모두 냉장고에 넣는 집이 많다
토마토와 오이, 양파는 찬 곳에서 맛과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
채소마다 맞는 자리를 찾고 먹을 만큼만 사는 습관부터 확인

시장에서 사 온 채소를 봉지째 냉장고 채소 칸에 밀어 넣는 것은 많은 가정의 익숙한 장면이다. 차갑게 두면 오래 간다는 믿음 때문이다. 다만 모든 채소가 냉장고를 반기는 것은 아니며, 토마토와 오이, 양파처럼 오히려 찬 곳에서 맛과 식감을 잃기 쉬운 채소도 있다.

토마토와 오이, 찬 기운에 약한 채소

토마토는 냉장고에 들어가면 특유의 단맛과 새콤한 맛이 옅어지고, 단단하던 과육이 물러질 수 있다. 덜 익은 토마토는 서늘한 실내에 두고 익히는 편이 낫다. 이미 충분히 익은 토마토라면 상하지 않도록 냉장고에 잠깐만 두고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오이도 사정이 비슷하다. 오이는 본래 따뜻한 환경을 좋아하는 채소여서, 냉장고에 오래 두면 금세 무르고 싱그러운 향도 줄어들 수 있다. 오이냉국이나 오이무침처럼 아삭한 식감이 중요한 음식을 즐기는 어르신이라면 보관 기간과 장소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양파는 습기가 문제다. 냉장고 안의 눅눅한 환경에서는 양파가 무르기 쉽고 아삭한 식감도 떨어질 수 있다. 양파는 바람이 잘 통하고 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이 알맞으며, 망에 담아 주방 한쪽에 걸어 두면 비교적 오래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다.

“차가우면 오래 간다”와 “제맛을 지킨다”는 다르다

냉장 보관이 상하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래 두는 것과 맛과 식감을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채소마다 좋아하는 온도와 습도가 다르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었다고 해서 늘 가장 좋은 상태가 유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온 보관도 아무 곳에나 두라는 뜻은 아니다. 햇빛이 직접 드는 창가나 가스레인지 옆처럼 뜨거운 자리는 피하고, 싱크대 옆이나 현관 근처 선반처럼 서늘하고 바람이 통하는 곳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철처럼 실내 온도가 높을 때는 실온 보관 기간을 더 짧게 잡을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 특히 쓸모 있는 방법인가

혼자 또는 둘이 사는 어르신 가정은 한 번에 산 채소를 다 먹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채소별 보관 자리를 달리하면 버리는 양을 줄이고 식탁의 맛도 살릴 수 있다. 한꺼번에 많이 사기보다 먹을 만큼만 조금씩 사서 빨리 먹는 습관도 함께 들이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도 보탬이 된다.

반면 이미 썰어 둔 채소나 조리한 음식은 사정이 다르다. 자른 단면은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통째로 둔 채소의 보관법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고, 밀폐해 냉장 보관하는 편이 안전하다.

자주 살피고 궁금한 점은 물어보기

어디에 두든 보관 중인 채소는 자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물러진 곳이나 곰팡이가 보이면 바로 골라내야 옆의 채소까지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시력이 떨어진 어르신이라면 가족이 장 본 날을 기억해 두었다가 함께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꾸준히 약을 먹는 어르신은 특정 음식의 섭취나 보관에 따로 주의할 점이 있을 수 있다. 복용 중인 약과 음식의 관계가 궁금하다면 주치의나 단골 약국의 약사에게 묻고, 식품 보관 요령은 가까운 보건소의 영양 상담을 활용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