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기와 건강을 위해 간헐적 단식을 따라 하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오래 굶은 뒤 몰아 먹는 습관은 꾸준한 식사량 조절과는 다르다
만성질환이나 복용 약이 있다면 식사법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고 저녁 늦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는 “간헐적 단식”이 건강법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따라 해 볼까 고민하는 어르신도 적지 않다. 정해진 시간에만 먹고 나머지 시간은 공복을 유지하면 체중이 줄고 몸이 가벼워진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다. 다만 굶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나이 든 몸에 반드시 이로운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오래 굶으면 오히려 몰아 먹기 쉽다

간헐적 단식은 하루 중 식사하는 시간을 정해 두고 그 밖의 시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 방식이다. 문제는 긴 공복 뒤에 식욕이 커지기 쉽다는 점이다. 배고픔을 오래 참은 뒤에는 평소보다 많은 양을 급하게 먹게 되고, 이 때문에 속이 더부룩하거나 불편해질 수 있다.

최근 연구들에서도 무작정 굶는 방식이 어르신 건강에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한 연구에서는 굶는 것보다 꾸준히 식사량을 조절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었고, 굶는 방식이 오히려 뱃살을 늘릴 수도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다만 이런 연구는 조건과 대상이 저마다 달라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굶는 것과 덜 먹는 것은 다르다

체중 관리에서 흔히 혼동되는 것이 “굶기”와 “식사량 조절”이다. 굶기는 끼니 자체를 건너뛰는 것이고, 식사량 조절은 세 끼를 챙기되 한 번에 먹는 양과 구성을 다듬는 것이다. 겉으로는 둘 다 덜 먹는 것처럼 보이지만 몸이 받는 부담은 같지 않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젊은 시절과 몸의 사정이 크게 달라진다. 한 번 무너진 식사 리듬을 되돌리기 어렵고, 끼니를 거르면 근육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이 부족해지기도 쉽다. 그래서 어르신에게는 짧은 기간의 강한 방법보다 오래 이어갈 수 있는 편안한 방법이 더 맞을 수 있다.

약 먹는 어르신은 특히 조심해야

당뇨병이나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어르신은 식사 시간과 약 먹는 시간이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다. 끼니를 건너뛰면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반대로 몰아 먹은 뒤 식후 혈당(밥 먹은 뒤 오르는 핏속 당 수치)이 급하게 오를 수 있다. 굶는 식사가 약의 효과에 영향을 주거나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을 낳을 수도 있다.

반면 만성질환이 없고 이미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어르신이라도, 새로운 식사법을 시작하기 전에는 자신의 몸 상태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체중 감소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근력과 기운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끼와 물부터 확인

식사 관리의 기본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세 끼를 거르지 않는 것이다. 규칙적인 식사는 몸의 생체 시계(하루 주기에 맞춰 움직이는 몸의 리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혈당이 크게 오르내리는 것을 막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밥상 구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흰쌀밥 대신 현미나 잡곡밥, 고구마, 감자처럼 섬유질이 많은 탄수화물을 고르고, 살코기, 생선, 두부, 달걀 같은 단백질로 근육을 지키며, 비타민과 미네랄,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여러 색깔로 곁들이는 식이다.

물도 빠뜨리기 쉽다. 물은 영양소를 나르고 체온을 조절하는 등 몸에서 여러 일을 맡는데, 나이가 들면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시간을 정해 두고 한 컵씩 마시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을 비롯해 새로운 식사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주치의에게 지금 먹는 약과 지병을 알리고 괜찮은지 묻는 것이 순서다. 약 복용 시간과 식사 시간을 어떻게 맞출지는 약사에게, 식단 구성은 가까운 보건소 영양 상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