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외출길 양산을 쓰는 어르신이 늘고 있다
자외선을 막는 것과 뜨거운 열기를 막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촘촘한 원단을 고르고 모자·긴소매·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챙길 필요가 있다

한여름 한낮, 장을 보러 나선 어르신들 손에 양산이 들려 있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햇볕 아래 잠깐만 서 있어도 금세 지치는 날이 이어지면서 양산은 여름철 필수품처럼 자리 잡았다. 다만 양산을 고를 때 많은 사람이 “자외선 차단”이라는 표시부터 확인하는데, 몸이 느끼는 더위를 덜어 주는 힘은 그 표시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따가움과 뜨거움을 만드는 빛은 따로 있다

햇빛에는 여러 파장의 빛이 섞여 있다. 피부가 “따갑다”, “뜨겁다”고 느끼게 하는 것은 주로 적외선(열을 전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빛)과 가시광선(눈에 보이는 빛)이다. 반면 자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피부 노화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빛으로, 뜨겁다는 느낌과는 결이 다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양산을 고를 때 자외선 차단 못지않게 열 차단을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양산은 머리 위에 작은 그늘을 만들어 몸으로 들어오는 열 자체를 줄여 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같은 자외선 차단 표시를 단 양산이라도 열을 얼마나 막느냐에 따라 그늘 아래에서 느끼는 시원함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자외선 차단과 열 차단은 다르다, 차이는 원단에서 난다

열을 잘 막는 양산과 그렇지 못한 양산의 차이는 주로 원단에서 갈린다. 햇빛 속 열기는 천의 틈을 뚫고 들어오려 하는데, 천이 촘촘하고 두꺼울수록 빛과 열이 지나갈 틈이 줄어든다. 얇거나 성기게 짜인 천보다 단단하고 빽빽하게 짜인 천이 열기를 막는 데 유리한 셈이다.

매장에서 확인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천을 손으로 만져 도톰한지 살피고, 밝은 쪽에 비춰 보았을 때 빛이 많이 새어 들어오지 않는지 보면 된다. 비치는 얇은 천은 겉보기에 가볍고 시원해 보여도 열을 막는 힘은 약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쓰는 방법도 효과를 좌우한다. 양산을 너무 높이 들면 그늘이 몸에서 멀어져 머리와 얼굴로 햇볕이 비껴 들어오기 쉽다. 가능한 한 머리에 가깝게 받쳐 들어야 양산이 만든 그늘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양산 하나로 더위를 다 막을 수는 없다

양산이 좋은 도우미인 것은 분명하지만, 햇볕과 열을 모두 막아 주지는 못한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나 옆으로 드는 햇빛까지 가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외출할 때는 양산과 함께 모자나 선글라스, 긴소매 옷을 챙기고 자외선 차단제(선크림)를 바르는 것이 함께 권장된다.

특히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평소 약을 먹는 어르신이다. 혈압약이나 당뇨약 등 복용 중인 약에 따라 더위를 느끼는 감각이 둔해지거나 열에 더 약해질 수 있다. 이런 어르신은 좋은 양산을 쓰더라도 한낮 외출 자체를 줄이고, 몸 상태를 더 자주 살피는 편이 안전하다.

어지럼증 생기면 바로 쉬고, 약은 전문가에게 물어야

더운 날 바깥에서 평소보다 어지럽거나 속이 메스꺼워지면 곧바로 시원한 곳으로 옮겨 쉬는 것이 우선이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쉬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먹는 약이 더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주치의나 약을 지어 준 약사에게 여름철 외출 때 주의할 점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무더위 쉼터 위치나 폭염 대비 안내는 가까운 보건소나 주민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