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해 보이는 것과 제 역할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
교체 신호와 세탁법을 점검하고 증상이 계속되면 주치의와 상의
아침마다 서랍에서 꺼내 입는 속옷은 몸에 가장 오래, 가장 가까이 닿는 옷이다. 그런데 언제 새것으로 바꿔야 하는지, 어떻게 빨아야 하는지를 따져 보는 경우는 드물다. 다만 “빨았으니 깨끗하다”는 생각은 절반만 맞을 수 있다. 오래 입은 속옷은 세탁을 거쳐도 세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속옷이 피부에 주는 부담
속옷은 피부와 직접 맞닿아 땀과 분비물을 받아낸다. 입고 빨기를 되풀이하면 원단이 닳고 거칠어지며, 섬유 사이에 남은 세균이 피부를 자극할 수 있다. 그 결과 가려움증이나 발진(피부에 붉게 돋는 반점)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요로 감염(소변이 지나는 길에 세균이 들어가 생기는 염증) 같은 불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브래지어는 문제가 조금 다르다. 어깨 끈이 늘어나고 몸통을 감싸는 밴드가 헐렁해지면 가슴을 제대로 받쳐 주지 못한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어깨나 목에 통증이 생기거나 자세가 불편해질 수 있다. 안에 든 철사 지지대(와이어)가 휘거나 모양을 잡아 주는 보충재(패드)가 뒤틀리면 피부를 누르고 쓸어 자극이 될 수 있다.
깨끗해 보이는 것과 제 역할을 하는 것은 다르다
겉보기에 멀쩡한 속옷이라도 기능은 이미 떨어져 있을 수 있다. 브래지어의 경우 어깨 끈을 조여도 자꾸 흘러내리거나, 밴드가 느슨해 고정이 안 되거나, 와이어 때문에 피부에 자국이 남는다면 교체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바꿀 때로 보지만, 자주 입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그보다 일찍 상태를 살피는 편이 낫다.
팬티는 허리 밴드가 뜯어지거나, 허리와 다리 부분이 자꾸 말리고 접히거나, 빨아도 냄새가 가시지 않을 때가 신호가 될 수 있다. 잘 지워지지 않는 얼룩은 세균이 많이 번식했다는 뜻일 수 있어 바로 버리는 것이 낫다. 오래된 팬티를 입은 뒤 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피부가 붓고 가렵다면 교체 시기를 넘겼다는 표시로 볼 수 있다. 다만 기간은 대략의 기준일 뿐이며, 날짜보다 실제 상태가 더 중요하다.
세탁은 따로, 미지근하게, 비틀지 않고
속옷은 겉옷과 섞어 빨기보다 되도록 따로 빠는 것이 좋다. 겉옷에 묻은 먼지나 오염 물질이 속옷으로 옮겨 갈 수 있어서다. 손으로 빨 때는 30도 안팎의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가볍게 주무른 뒤, 세제가 남지 않도록 여러 번 충분히 헹군다.
물기를 뺄 때는 비틀어 짜지 않고 마른 수건으로 눌러 주면 형태가 덜 변한다. 세탁기를 쓴다면 속옷 전용 세탁망에 넣어야 레이스, 와이어, 패드가 상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세제 찌꺼기가 남으면 그 자체가 피부 자극의 원인이 될 수 있어 헹굼에 특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관리해도 불편하면 속옷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속옷을 새로 바꾸고 세탁에 신경을 쓰는데도 가려움이나 발진이 계속되거나 심해진다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피부 질환이나 감염, 복용 중인 약의 영향 등은 속옷 관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만성 질환이 있거나 약을 꾸준히 먹는 어르신이라면 더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좋다.
우선 서랍 속 속옷의 끈과 밴드, 얼룩과 냄새를 하나씩 확인하고 낡은 것은 정리한다. 그래도 증상이 이어지면 혼자 참지 말고 주치의나 가까운 의원에 증상이 언제부터, 어디에 나타나는지 알리고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변을 볼 때 따갑거나 자주 마려운 증상이 함께 있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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