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도 바람이 불지도 않는데 눈물이 흐르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눈물길이 좁아진 경우와 눈이 말라 눈물이 넘치는 경우는 원인이 다르다
눈가가 짓무르거나 오래가면 안과 진찰부터 받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혹은 길을 걷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는 경험을 하는 어르신이 있다. 많은 이들이 “나이 들어 마음이 여려진 탓”으로 여기고 넘긴다. 다만 뚜렷한 이유 없이 계속 흐르는 눈물은 감정보다 눈의 구조나 상태에 생긴 변화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눈물은 만들어지고 빠져나가는 길이 따로 있다

눈물은 눈물샘에서 나와 눈 표면을 적신 뒤, 눈 안쪽 가장자리의 작은 구멍을 지나 코 안쪽으로 이어지는 통로로 빠져나간다. 이 통로를 흔히 “눈물길”이라 부르며, 집 안의 배수관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눈물길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빠져나가지 못한 눈물이 눈 밖으로 넘친다. 이렇게 눈물이 넘쳐흐르는 상태를 눈물흘림증(유루증)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눈물길이 자연스럽게 좁아지는 일이 많고, 예전에 눈병이나 코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도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여성 어르신에게서 더 흔하다는 설명도 있다. 여성은 눈물길이 남성보다 좁은 편이고, 갱년기 이후 호르몬 변화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눈물이 많은데 원인은 “건조”일 수도 있다

눈물이 넘친다고 해서 모두 눈물길 문제인 것은 아니다. 눈 표면이 지나치게 마르는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뇌가 눈을 보호하려고 반사적으로 눈물을 한꺼번에 많이 내보낼 수 있다. 메마른 땅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 스며들지 못하고 넘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눈물길이 막혀 넘치는 눈물과 건조함 때문에 반사적으로 쏟아지는 눈물은 겉보기엔 같아도 원인과 대처가 다르다. 같은 증상을 두고 한쪽은 통로를, 다른 쪽은 눈 표면 상태를 살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진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오래 두면 눈가 피부와 염증이 문제다

눈물흘림증을 그대로 두면 젖은 눈가 피부가 짓무르거나 붉게 변할 수 있다. 눈물이 고인 상태가 이어지면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일시적으로 찬 바람에 눈물이 나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날씨와 상관없이 계속되거나 눈가가 헐고 붓는다면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진찰 전까지 생활 속에서 눈을 편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흐르는 눈물은 깨끗한 손수건이나 거즈로 문지르지 말고 가볍게 눌러 닦는 것이 피부 자극을 줄인다. 따뜻한 물에 적셔 꼭 짠 수건을 눈 위에 5~10분가량 올려 두면 눈 주변 근육이 풀리고 눈물샘 기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너무 뜨겁지 않은 온도여야 한다.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눈도 쉽게 마를 수 있어 하루 6~8잔 정도 물을 꾸준히 마시는 습관이 권장된다. 눈이 불편하다고 자꾸 비비면 자극이 더해져 증상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가렵거나 답답할 때는 인공눈물이나 식염수로 가볍게 씻어 내거나 찬 찜질을 하는 편이 낫다.

생활 관리와 진단은 별개다

이런 생활 습관은 눈을 편하게 하는 데 보탬이 될 뿐, 눈물이 흐르는 원인을 가려내거나 치료하는 것과는 별개다. 눈물길이 막힌 것인지, 눈이 건조한 것인지, 다른 눈 질환이 있는 것인지는 안과 진찰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미 다른 안과 질환으로 약을 먹거나 안약을 넣고 있는 어르신이라면 새로 생긴 눈물 증상을 주치의에게 알리고 상의한 뒤 대처를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진료 때는 눈물이 한쪽인지 양쪽인지, 언제부터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는지, 눈가가 헐거나 붓는지를 미리 정리해 가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인공눈물을 고를 때도 쓰고 있는 안약과 함께 써도 되는지 약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