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떠나보내거나 몸이 약해지며 울적한 날이 길어지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잠깐의 서운함과 생활을 흔드는 우울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대화와 가벼운 움직임부터 시작하고 버거우면 보건소나 109에 연락한다

배우자나 오랜 친구를 먼저 떠나보낸 뒤, 혹은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낀 뒤 마음이 가라앉는 어르신이 많다. 이런 시기에는 “나만 이렇게 힘든가” 하는 생각에 속내를 감추고 혼자 견디는 경우가 흔하다. 다만 마음이 힘든 것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며, 몸의 감기처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먼저 짚을 필요가 있다.

사회도 마음 건강 돕는 방법을 넓히는 중

최근에는 상실감이나 우울감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홀로 버티지 않도록 여러 곳에서 지원 체계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진다. 인공지능 같은 새 기술을 활용해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시도도 거론된다.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다듬어지는 단계로 볼 수 있지만, 마음의 어려움을 드러내고 도움을 청하는 일이 점점 자연스러운 선택이 되고 있다는 흐름은 분명하다.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창구는 보건소와 정신건강복지센터(지역 주민의 정신건강 상담과 관리를 맡는 공공기관)다.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가족이 대신 문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혼자 말을 꺼내기 어렵다면 국번 없이 109를 누르는 자살예방 상담전화에서 하루 24시간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일상에서 해볼 수 있는 세 가지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사람과의 대화다. 자녀나 손주에게 안부 전화를 걸거나, 오랜 친구와 차 한 잔을 나누거나, 경로당과 복지관에서 이웃과 취미 활동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자체가 위로가 되기도 한다.

둘째는 햇볕 아래에서 몸을 가볍게 움직이는 일이다. 거창한 운동이 아니어도 집 근처 공원 산책, 계단 오르내리기, 집 안에서 하는 스트레칭이나 맨손 체조 정도면 충분히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다. 다만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추는 것이 전제다.

셋째는 하루 중 작은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차를 마시며 신문 읽기, 텔레비전을 보며 웃기, 화분 가꾸기, 좋아하는 음악 듣기, 옛 사진첩 넘겨보기처럼 소소한 일이 마음을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때의 울적함과 도움이 필요한 우울은 다르다

누구나 슬픈 날이 있고, 며칠 지나 마음이 풀린다면 일상의 감정 변화로 볼 수 있다. 반면 슬픔과 우울이 오래 이어지면서 잠이 오지 않고 입맛까지 떨어진다면 혼자 감당할 단계는 지났다고 보는 편이 안전하다. 이때 도움을 청하는 것은 나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필요한 절차와 같다.

특히 이미 약을 먹고 있거나 지병이 있는 어르신은 상담이나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몸 상태와 복용 중인 약에 따라 맞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주변이 먼저 확인할 것

가족은 어르신의 잠, 식사, 바깥 활동이 평소와 달라졌는지 살피고, 힘들다는 말을 꺼냈을 때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오래 가라앉아 있다면 가까운 보건소나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상담을 문의하고, 복용 약이나 지병이 있다면 주치의에게 함께 알리는 것이 순서다. 위급하거나 말할 곳이 없다고 느껴질 때는 언제든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로 연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