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화상과 탈수가 이명을 키울 수 있다는 말은 원인이라는 뜻과는 별개다
물 마시기와 햇볕 가리기를 먼저 챙기고 달라진 증상은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한낮 텃밭이나 시장에서 오래 햇볕을 쬐고 돌아온 날, 귀에서 “삐” 하거나 “윙” 하는 소리가 평소보다 크게 들린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뜨거운 햇볕이 귀 울림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궁금해질 만하다. 다만 햇볕이 이명을 직접 일으킨다는 뜻은 아니며, 이미 있던 증상을 더 도드라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햇볕 화상과 탈수, 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명(바깥에서 나는 소리가 없는데도 귀나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은 원인이 여러 가지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한 햇볕에 오래 노출돼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따끔거리는 일광화상(햇빛에 피부가 데는 것)이 이명을 더 심하게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설명은 이렇다. 강한 햇볕은 몸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땀을 많이 흘리면 몸속 수분이 부족한 탈수 상태가 되기 쉽다. 몸이 이런 스트레스를 받으면 평소보다 예민해지고, 그 변화가 이명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귀는 소리를 듣는 일과 함께 몸의 균형을 잡는 일도 맡는다. 귀 안쪽은 체액(몸속 액체)으로 채워져 있는데, 탈수로 이 체액 균형이 흐트러지면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악화 요인과 원인은 다르다
여기서 짚어 둘 점이 있다. 햇볕과 탈수가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과 이명의 “원인”이라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이명은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서, 여름철에 심해졌다고 해서 햇볕 탓으로만 돌리고 넘어가면 다른 원인을 놓칠 수 있다.
또 이런 설명은 전문가 의견 수준이며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늘에서 쉬고 물을 마신 뒤 귀 울림이 가라앉는다면 몸이 지쳤다는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쉬어도 그대로이거나 점점 커진다면 따로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다.
물 마시기, 누구에게나 같은 처방은 아니다
더운 날에는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몸은 생각보다 빨리 수분을 잃기 때문이다. 더운 날에는 하루 8~10잔 정도를 꾸준히 마시는 것이 좋다는 권고가 있으며, 맹물이 넘어가지 않으면 보리차나 옅은 차를 식혀 마시는 방법도 소개한다.
하지만 콩팥(신장) 질환이 있거나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 때문에 물 섭취량을 조절하고 있는 어르신은 사정이 다르다. 이런 경우 물을 갑자기 많이 늘리기보다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 알맞은 양을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햇볕을 피하는 것도 함께 챙길 일이다. 햇볕이 가장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는 바깥 활동을 줄이고, 꼭 나가야 하면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 팔다리를 덮는 가벼운 긴팔 옷으로 피부를 가리는 것이 좋다. 얼굴과 목, 팔처럼 드러나는 곳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이럴 때는 미루지 말고 진료를
평소보다 귀 울림이 잦아지거나 어지럽고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 들면 무리하지 말고 서늘한 곳에서 쉬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도 이명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소리가 커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미루지 말고 주치의나 이비인후과에서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다.
진료 때는 증상이 언제부터, 어떤 상황에서 심해졌는지와 함께 지금 먹는 약을 모두 알리는 것이 좋다. 복용 중인 약 가운데 몸의 수분 균형이나 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이 있을 수 있어서다. 약에 관한 궁금증은 주치의나 가까운 약국의 약사에게, 생활 속 건강 관리 상담은 보건소에 물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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