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왔다”는 말은 안전을 보증하지 않으며 국내에서는 마약류로 묶인 성분도 있다
새 보충제를 먹기 전에는 복용 중인 약을 들고 주치의나 약사와 먼저 상의해야 한다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불안할 때 “몸에 좋다더라”, “풀에서 나온 거라 괜찮다더라”는 말에 솔깃해지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화학 약보다 자연에서 얻은 것이 순하고 부작용도 없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다만 자연에서 왔다는 사실과 몸에 안전하다는 사실은 서로 별개이며,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여기다가 뜻밖의 위험을 맞을 수 있다.
약 대신 식물 보충제를 택했다가 생긴 일
최근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으로 먹던 약을 끊고, 그 대신 “크라톰”이라는 식물 유래 보충제를 먹던 사람이 숨졌다는 사례가 알려졌다. 크라톰은 동남아시아에서 자라는 나무의 잎으로 만든 것으로, 이 사람은 자연에서 온 것이니 해로울 리 없다고 믿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크라톰에는 뇌에 작용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통증을 누그러뜨리거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성분이 몸 안에서 정확히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효과가 있다는 것과 안전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여서, 사람과 상황에 따라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는 크라톰의 주성분이 마약류로 분류돼 있다. 들여오거나 사고파는 일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는 뜻이다. 해외 쇼핑몰이나 지인을 통해 “천연 진정제”, “기운 나는 잎” 같은 이름으로 접하더라도 손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연 유래”와 “검증된 안전”은 다르다
들판의 풀 가운데 독초가 있듯, 식물에도 몸에 해로운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자연에서 얻었다는 표시는 원료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려 줄 뿐, 얼마나 먹어야 안전한지, 다른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는 말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제품을 고를 때는 원료의 출처보다 정식으로 안전성을 확인받은 제품인지를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처방약과 함께 먹을 때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보충제 성분이 약효를 지나치게 끌어올리거나 반대로 약효를 떨어뜨리는 등 예상하기 어려운 부작용(약을 먹은 뒤 기대와 다르게 나타나는 해로운 반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처럼 처방약을 스스로 끊고 보충제로 바꾸는 것은 원래 앓던 병을 방치하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더 조심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혈압약, 당뇨약처럼 매일 꾸준히 먹는 약이 있는 어르신은 새로운 보충제나 건강식품을 더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먹는 경우라면 서로 부딪히는 성분이 있을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불안, 불면, 통증처럼 오래 이어지는 증상을 혼자 해결하려는 사람도 검증되지 않은 제품에 기대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반대로 이미 의사의 진단을 받고 처방에 따라 치료를 이어 가는 사람이라면 약을 임의로 끊거나 바꾸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도 약을 대신할 무언가를 찾기보다 처방한 의사에게 다시 상황을 알리는 편이 안전하다.
먹기 전에 확인하고 물어볼 것
새 제품을 권유받았다면 우선 정식으로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인지, 성분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어 지금 먹고 있는 약의 이름을 적어 두거나 약봉투를 챙겨 주치의나 약사에게 함께 먹어도 되는지 묻는 것이 좋다.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힘든 날이 계속된다면 혼자 버티지 말고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안전한 치료 방법을 안내받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