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시간은 자야 한다”는 말에 밤마다 시계를 보는 어르신이 적지 않아
필요한 잠의 양은 사람마다 달라 시간보다 다음 날 몸 상태가 기준
잠자리 환경과 생활 리듬을 살피고 불편이 이어지면 주치의와 상의

새벽에 눈을 뜬 뒤 “오늘도 7시간을 못 채웠다”며 다시 잠들지 못하는 어르신이 있다. 하루 7~8시간은 자야 건강하다는 말이 워낙 널리 퍼져 있어서, 그보다 덜 자면 몸에 탈이 날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근 한 연구에서는 사람마다 필요한 잠의 양이 크게 다르다는 결과가 나와, 정해진 숫자에 몸을 맞추려는 생각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답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많은 사람의 수면 기록을 분석한 이 연구에 따르면, 어떤 이는 6시간만 자도 낮 동안 개운하게 지내고, 어떤 이는 9시간을 자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같은 나이, 같은 생활을 하더라도 몸이 원하는 회복 시간은 저마다 다르다는 뜻이다.

연구에서는 흔히 알려진 상식과 다른 대목도 있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는 통념과 달리, 60대의 평균 수면 시간이 40대보다 길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나이 들어 잠이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이상 신호로 볼 필요는 없으며, 몸이 그만큼 회복을 필요로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잠의 길이와 잠의 질은 다르다

이번 결과를 “아무리 적게 자도 괜찮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연구가 강조한 점은 몇 시간을 잤느냐보다 자고 일어났을 때 몸이 개운한지, 낮에 활동할 힘이 남아 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라는 데 있다. 6시간을 자고도 낮에 활기찬 사람과, 6시간을 자고 하루 종일 꾸벅꾸벅 조는 사람은 같은 숫자라도 처지가 전혀 다르다.

또한 이 연구는 여러 사람의 수면 양상을 관찰한 것이어서, 특정 수면 시간이 건강을 좋게 하거나 나쁘게 한다는 인과 관계까지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평균값은 어디까지나 집단의 경향일 뿐이고, 개인의 적정 수면 시간은 자신의 몸 상태를 꾸준히 살펴야 알 수 있다.

숫자 걱정은 덜고 생활 습관은 챙겨야

숫자에 매달리지 않더라도 잠을 돕는 기본 습관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게,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한두 시간 전에는 밝은 스마트폰 화면이나 텔레비전을 멀리하고, 카페인이 없는 따뜻한 차나 잔잔한 음악, 가벼운 독서로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이 권장된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리듬도 중요하다. 주말에 몰아서 늦잠을 자기보다 평일과 비슷한 시간표를 지키는 편이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낮에 햇볕을 쬐며 걷거나 가벼운 체조를 하는 것은 밤잠을 깊게 하는 데 좋지만, 저녁 늦게 하는 격한 운동은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

자고 일어나 개운하고 낮 생활에 지장이 없는 어르신이라면 수면 시간이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걱정할 필요는 크지 않다. 반면 오랫동안 잠들기 어렵거나, 충분히 누워 있어도 몹시 피곤하거나,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잠을 방해하는 다른 건강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약을 복용 중인 어르신은 약 성분이 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먹고 있는 약 목록을 챙겨 주치의나 약사에게 보여 주고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약을 먹는 시간이나 종류를 스스로 바꾸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진료 전에 일주일 정도 잠든 시각, 깬 시각, 낮 졸음 정도를 적어 가면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가까운 보건소에서도 수면 습관에 관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