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지만 길어지면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쉬기, 화면 멀리하기, 몸 움직이기부터 해 보고 오래가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큰 축구 경기나 배구 경기가 끝난 저녁, 응원하던 팀이 기대에 못 미치면 텔레비전을 끄고도 한동안 마음이 허전하다는 어르신이 많다. 오래 지켜본 팀일수록 결과가 제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기분이 들었다고 해서 곧바로 병을 걱정할 일은 아니며, 반대로 오래 이어지는 울적함을 단순한 실망으로만 넘겨서도 안 된다.
팀을 가족처럼 여길수록 실망도 크다
스포츠를 보며 선수와 함께 웃고 우는 일은 생활의 큰 즐거움이다. 오랜 세월 한 팀이나 한 선수를 응원해 온 사람은 그만큼 시간과 마음을 쏟게 되고,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상실감에 가까운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중요한 경기였을수록, 기대가 컸을수록 실망의 폭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태를 흔히 “스포츠팬 우울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공식 병명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기분을 가리키는 생활 속 표현이다. 대부분은 며칠 사이에 자연스럽게 옅어지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잠깐의 실망과 우울증은 다르다
경기 결과 때문에 하루 이틀 기분이 처지는 것과 의학적 의미의 우울증은 별개다. 앞의 것은 원인이 분명하고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지만, 울적함이 며칠 이상 이어지거나 밥맛과 잠, 집안일과 바깥 활동에까지 지장을 준다면 단순한 실망으로 보기 어렵다. 이때는 경기가 계기였을 뿐 다른 이유가 겹쳐 있을 수 있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반대로 실망이 금세 지나가고 다음 경기를 다시 기다리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인생에서 여러 기쁨과 슬픔을 겪어 온 어르신에게 이런 감정은 스쳐 가는 바람에 가까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기분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게 생활을 흔드는지다.
쉬고, 화면을 끄고, 다른 즐거움으로
먼저 감정에 휩쓸리기보다 잠시 멈추고 “지금 내가 속상하구나” 하고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다음 경기는 경기일 뿐이고 내 건강과 가족의 평안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을 돌려 보는 것이다.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짧은 시간이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경기 뒤 관련 뉴스와 다른 사람의 평을 계속 찾아보면 속상한 마음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잠시 텔레비전과 휴대전화를 끄는 “디지털 해독”(일정 시간 화면을 보지 않고 쉬는 것)을 권하는 이야기도 있다. 그 시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손주와 통화하거나 바둑, 장기, 트로트 감상, 꽃 가꾸기처럼 다른 즐거움에 눈을 돌리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몸을 움직이기 전 확인할 것
몸을 움직이면 기분도 따라 가벼워지는 경우가 많다. 집 근처 공원 산책, 집 안 스트레칭, 가벼운 체조나 요가처럼 무리가 없는 활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다만 약을 먹고 있거나 지병이 있는 어르신은 새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고, 자기 몸 상태에 맞춰 강도를 정할 필요가 있다.
울적한 기분이 며칠 넘게 이어지거나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라면 혼자 견디기보다 주치의나 가까운 병원, 지역 보건소에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도 어르신의 식사와 잠, 외출이 평소와 달라졌는지 살피고, 변화가 보이면 함께 진료를 받아 보도록 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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