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자도 낮에 머리가 맑지 않다면 잠의 깊이를 살펴볼 때
깊은 잠은 뇌 속 노폐물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알려져
규칙적인 잠자리 습관부터 점검하고 불편이 크면 주치의와 상의

밤마다 7시간 넘게 잠자리에 머무는데도 낮이면 몸이 무겁고 머리가 멍하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잠을 충분히 잤는데 왜 개운하지 않은지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잠은 몇 시간을 잤느냐만으로 따질 일이 아니며, 중간에 깨지 않고 얼마나 깊이 잤는지가 함께 중요하다는 점은 흔히 간과된다.

깊은 잠 동안 뇌는 스스로를 정리한다

낮 동안 쉼 없이 일한 뇌는 밤이 되면 쉬면서 스스로를 정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을 맡는 것이 “글림파틱 시스템”(뇌 세포 사이를 흐르며 노폐물을 씻어 내는 뇌의 배출 체계)이다. 쉽게 말해 뇌 속 청소 담당이라 할 수 있다.

이 체계는 낮에 쌓인 찌꺼기를 밤사이 걸러 내는데, 여기에는 치매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뇌에 쌓이면 신경세포를 해칠 수 있는 단백질 조각) 같은 물질도 포함된다. 이런 정리 작업은 깊은 잠에 들었을 때 가장 활발한 것으로 설명된다.

반대로 자꾸 깨거나 얕은 잠만 이어지면 이 정리 작업이 충분히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 노폐물이 쌓이고 몸의 노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고 원문은 전한다.

잠의 길이와 잠의 깊이는 다르다

여기서 짚어 둘 점은 오래 누워 있는 것과 푹 자는 것이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잠자리에 머문 시간이 길어도 자주 깨면 깊은 잠의 시간은 짧아질 수 있다. 낮의 피로가 잠의 질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피로의 원인은 여러 가지일 수 있어 잠만의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또 깊은 잠과 뇌 노폐물 정리의 관계는 연구로 알려진 내용이지만, 잠을 잘 잔다고 치매를 막을 수 있다는 뜻과는 별개다. 좋은 잠은 건강을 돌보는 여러 습관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생활 속에서 바꿔 볼 수 있는 습관

먼저 잠드는 시각과 일어나는 시각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 기본이다. 주말에 늦잠을 몰아 자기보다 평소 리듬을 지키면 몸의 생체 시계(하루 주기로 잠과 깸을 조절하는 몸속 리듬)가 흔들리지 않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잠자리는 어둡고 조용하며 덥지 않게, 조금 서늘하게 유지하는 편이 좋다. 잠들기 최소 1시간 전에는 스마트폰과 TV를 멀리 두는 것이 권장되는데, 화면의 푸른빛이 잠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들기 직전까지 걱정을 붙들거나 흥분되는 일을 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낫다. 따뜻한 물로 가볍게 씻기, 잔잔한 음악 듣기, 가벼운 책 읽기, 간단한 스트레칭처럼 자신만의 잠자리 준비 순서를 만들어 두면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낮에는 동네 산책이나 집 안 체조처럼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밤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격한 운동은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 있어 잠자리에 들기 최소 3~4시간 전에는 마치는 것이 좋다.

습관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전문가와 상의

이런 습관은 누구나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잠드는 데 어려움이 크거나 밤에 여러 번 깨는 일이 오래 이어지는 어르신이라면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용 중인 약이 잠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므로 약을 꾸준히 먹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진료 때는 평소 잠드는 시각과 깨는 횟수, 낮의 피로 정도, 먹고 있는 약을 정리해 가져가면 상담에 도움이 된다. 잠 문제는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고, 약과 잠의 관계는 단골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