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계 숫자보다 허리둘레와 내장 지방이 더 많은 것을 알려줘
허리둘레부터 재고 약을 먹는 중이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야
예전에 입던 바지가 어느 날부터 허리에서 잘 잠기지 않는다. 먹는 양은 그대로인데 배만 나왔다며 “나잇살”이라고 넘기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다만 1년 남짓한 사이에 체중이 갑자기 늘거나 배만 유독 볼록해졌다면 단순히 나이 탓으로 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나이 들면 에너지 쓰는 방식이 달라진다
나이가 들면 몸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식이 조금씩 바뀐다. 같은 식사와 같은 활동량을 유지해도 젊을 때보다 살이 쉽게 붙는다고 느끼는 이유다. 이런 변화 자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짧은 기간에 체중이 크게 늘었다면 몸속 에너지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식습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햄버거, 감자튀김, 탄산음료처럼 달고 기름진 초가공식품(여러 단계의 가공을 거친 식품)은 몸에서 열을 내며 에너지를 태우는 갈색 지방의 기능을 약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갈색 지방의 기능이 떨어지면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더 붙기 쉬워질 수 있다.
체중계 숫자와 뱃살은 다르다
체중이 크게 늘지 않았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바지나 허리띠가 유독 조인다면 복부 비만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겉으로는 마른 체형이어도 배 속 장기 주변에 쌓이는 내장 지방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장 지방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혈액 속 지방이 많은 상태) 같은 만성 질환과 깊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이 많이 쌓이면 몸속 염증을 키우고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다만 뱃살이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질병이 있다는 뜻은 아니며, 이는 검진으로 따로 확인할 일과는 별개다.
허리둘레로 먼저 살펴볼 사람
가장 손쉬운 확인 방법은 줄자로 배꼽 둘레의 허리둘레를 재는 것이다. 남성은 90cm, 여성은 85cm 이상이면 복부 비만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같은 방법으로 재어 기록해 두면 몸의 변화를 일찍 알아차리고 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허리둘레가 기준 아래에 있고 체중도 오랫동안 큰 변화가 없다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경우에는 지금의 식사와 활동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준을 넘었거나 1년 사이 변화가 뚜렷한 어르신은 생활 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식사·움직임·잠, 그리고 주치의 상담
식단은 가공식품을 줄이고 살코기, 생선, 두부 같은 단백질과 채소, 과일, 견과류 위주로 채우는 방법이 권장된다. 견과류 등에 든 불포화지방산(몸에 이로운 지방)도 균형 잡힌 식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은 힘들 필요가 없다.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이나 집에서 하는 맨손체조,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면 지방을 태우고 근육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잠도 중요해서, 잠이 부족하면 몸의 균형이 깨지기 쉬우므로 하루 7~8시간 정도 편히 자는 것이 좋다.
혈압약, 당뇨약, 콜레스테롤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이라면 식단이나 운동 계획을 바꾸기 전에 반드시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몸이 불편해 어떤 운동이 맞을지 모르겠다면 주치의나 가까운 보건소에 맞춤 운동을 문의할 수 있고,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결과의 허리둘레와 혈액 검사 수치도 함께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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