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부기와 달리 점점 번지는 혈관부종은 숨길까지 막을 수 있어
숨이 답답하면 바로 응급실로, 약 변경은 주치의와 상의부터
10년 넘게 같은 혈압약을 먹어 온 한 어르신이 어느 날 입술과 얼굴이 크게 부어 응급실을 찾았다는 사례가 전해진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갈수록 부기가 심해져 결국 병원으로 향했다고 한다. 다만 “오래 먹어 탈 없던 약이니 괜찮다”는 생각은 오해일 수 있다. 오래 써 온 약이라도 몸이 어느 순간 다르게 반응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피부 밑에 물이 차는 혈관부종
이 어르신이 겪은 증상은 혈관부종(피부 아래 깊은 조직에 갑자기 체액이 고여 붓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주로 입술, 눈 주변, 얼굴, 혀, 목 같은 부위가 부풀어 오르며, 일부 혈압약이 이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약을 처음 먹기 시작했을 때뿐 아니라 오랫동안 아무 일이 없다가도 생길 수 있다.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지금까지 괜찮았다”는 경험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
아침 부기와 혈관부종은 다르다
자고 일어나 얼굴이 조금 부었다가 몇 시간 안에 가라앉는 일은 흔하다. 짜게 먹은 다음 날이나 잠을 설친 날에도 이런 부기는 나타날 수 있다. 이와 달리 혈관부종은 입술이나 혀처럼 특정 부위가 눈에 띄게 부풀고,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특히 위험한 경우는 부기가 혀 안쪽이나 목으로 번질 때다. 숨이 지나는 길이 좁아지면 호흡이 곤란해질 수 있어 단순한 불편과는 별개의 응급 상황이 된다. 말소리가 달라지거나 침을 삼키기 힘들거나 숨이 답답하게 느껴지면 지체 없이 가까운 응급실을 찾을 필요가 있다.
누가 더 살펴야 하나
혈압약을 꾸준히 먹는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이런 변화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 몸이 약에 반응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고, 여러 약을 함께 먹는 경우가 많아 어떤 약이 원인인지 가려내기도 쉽지 않다. 새 약을 추가했거나 용량을 바꾼 어르신도 한동안 몸의 변화를 눈여겨볼 만하다.
반대로 혈압약을 먹는다는 사실만으로 지나치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대부분은 별 탈 없이 약을 이어 가며, 부기가 생겼다고 해서 모두 약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평소와 다른 부기를 알아차리고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는 일이다.
약 목록부터 챙기고 주치의와 상의
병원에 갈 때는 지금 먹는 약의 이름을 모두 알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혈압약뿐 아니라 다른 처방약, 건강기능식품, 영양제까지 적어 두거나 약 봉투를 그대로 챙겨 가면 의료진이 원인을 찾는 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부기가 생겼다고 해서 스스로 약을 끊거나 다른 약으로 바꾸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혈압약을 갑자기 멈추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을 먹다가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주치의에게 먼저 알리고, 약 변경 여부는 충분히 상의한 뒤 정할 필요가 있다. 약 이름이나 함께 먹는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은 단골 약국의 약사에게도 물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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