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체험과 모든 사람의 반응은 다르고, 음식보다 먹는 방식이 관건이다
채소와 단백질 먼저, 양 줄이기, 식후 걷기부터 실천하고 복약 중이면 주치의와 상의
더운 날 냉면 한 그릇, 출출할 때 작은 컵라면 하나, 산책길에 편의점 크림빵 하나는 많은 어르신에게 익숙한 장면이다. 양이 적으니 혈당에는 별 영향이 없으리라 여기기 쉽다. 다만 적은 양이라도 정제 탄수화물(곡물의 겉껍질을 깎아 내고 곱게 가공한 탄수화물)이 중심인 음식은 혈당을 생각보다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
한 약사가 직접 먹고 재 본 세 가지 음식
가족 가운데 당뇨병 환자가 있어 혈당에 관심을 갖게 된 한 약사가 여러 음식을 직접 먹고 혈당 변화를 확인한 사례가 알려졌다. 이 약사가 의외라고 꼽은 음식은 냉면, 작은 컵라면, 편의점 크림빵 세 가지다.
냉면은 반 그릇만 먹었는데도 혈당이 꽤 많이 올랐다고 한다. 부드럽고 쫄깃한 면이 곱게 간 곡물로 만들어져 몸에 빨리 흡수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래 수치로 돌아오는 시간은 비교적 짧았다고 하지만, 짧은 사이 혈당이 크게 치솟는 것 자체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작은 컵라면도 혈당을 크게 올렸다고 한다. 면이 대부분 정제 탄수화물인 데 비해 단백질과 식이섬유는 부족해 혈당 상승을 늦춰 줄 요소가 적다. 김밥 같은 다른 탄수화물 음식과 함께 먹으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크림빵은 절반만 먹고도 혈당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 밀가루 빵에 크림과 설탕이 더해진 구조라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혈당을 끌어올리는 셈이다. 한 개를 다 먹으면 상승 폭이 더 클 수 있다는 점도 짐작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체험과 모두의 반응은 다르다
이 내용은 한 사람이 직접 겪은 관찰이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같은 음식이라도 체중, 활동량, 앓고 있는 병, 먹는 약, 그날 함께 먹은 반찬에 따라 혈당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특정 음식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위험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적어 보이는 양도 방심할 일은 아니다”라는 참고 정도로 보는 편이 알맞다.
또 이런 음식을 아예 끊어야 한다는 이야기와도 별개다. 문제는 음식 이름보다 얼마나, 어떤 순서로, 무엇과 함께 먹느냐에 있다. 같은 냉면이라도 먹는 방식에 따라 혈당이 오르는 모양은 달라질 수 있다.
밥상에서 바로 해 볼 수 있는 네 가지
먼저 먹는 순서를 바꾸는 방법이 있다. 밥이나 면보다 나물, 채소 반찬,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 음식을 먼저 먹으면 소화가 천천히 이뤄져 혈당이 갑자기 오르는 것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둘째는 양 조절이다. 냉면, 컵라면, 빵을 완전히 멀리하기 어렵다면 평소보다 조금 덜어 먹고, 크림빵 같은 단 간식은 가끔 소량만 맛보는 쪽이 부담이 적다. 셋째는 식후 움직임이다. 밥을 먹고 바로 앉아 쉬기보다 10~15분가량 가볍게 산책하거나 집 안을 천천히 걸으면 근육이 혈당을 에너지로 쓰면서 수치가 안정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는 간식 바꾸기다. 입이 심심할 때 빵이나 과자 대신 견과류, 방울토마토, 오이, 삶은 달걀처럼 혈당 부담이 덜하고 영양이 있는 간식을 고르는 습관이다. 처음에는 낯설어도 조금씩 바꾸다 보면 익숙해질 수 있다.
약을 먹고 있다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
특별한 병이 없는 어르신이라면 위 습관을 일상에서 가볍게 시도해 볼 만하다. 반면 당뇨병 약이나 인슐린을 쓰고 있거나 신장병 등 다른 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식사량과 간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등 예상과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혼자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혈당 관리는 약만으로 끝나지 않고 매일의 식습관과 생활 방식이 함께 받쳐 줘야 한다.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어도 되는지, 식후 혈당을 언제 재면 좋은지는 주치의에게 묻고, 먹는 약과 음식의 관계는 약사에게, 혈당 검사나 식생활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 확인할 수 있다.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