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식품을 이석증·이명증 치료제처럼 광고한 업체들이 적발됐다
두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고 인정된 식품은 아직 없다
어지럼증과 귀울림은 광고보다 진료부터 받아야 한다

머리가 빙글빙글 돌거나 귓속에서 “윙” 하는 소리가 그치지 않으면 무엇이든 먹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쉽다. 이런 때 “귀에 좋다”, “어지럼증이 사라진다”는 광고가 눈에 들어오면 솔깃해지는 것도 자연스럽다. 다만 식품이 질병을 고쳐 준다는 광고는 그 자체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연예인·AI 이미지 내세운 광고 적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일반 식품을 이석증이나 이명증을 치료하는 약처럼 광고한 업체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광고에는 연예인이 등장하거나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가 쓰였고, 해당 업체들이 판매한 제품 규모는 192억 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증은 귓속 평형 기관에 있는 아주 작은 돌가루(이석)가 제자리를 벗어나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명증은 바깥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귀나 머릿속에서 “삐” 또는 “윙” 하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두 증상 모두 일상생활을 크게 불편하게 만들 수 있어, 간절한 마음에 광고 제품을 사는 어르신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은 다르다

식약처는 이석증과 이명증이 의사의 진찰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두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를 인정받은 일반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은 현재까지 없다고 설명했다. “귀에 좋다”는 문구가 붙어 있더라도 질병을 고치는 효과와는 별개라는 뜻이다.

건강기능식품은 몸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이지, 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다. 포장에 “건강기능식품” 문구와 인증 표시가 있는지 살펴보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표시가 있다고 해서 질병 치료 효과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100% 완치”, “오래된 병도 한 번에”, “병원에 갈 필요 없다” 같은 극단적인 표현은 한 번 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광고를 믿고 제품에 기대는 사이 제때 받아야 할 진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어지럼증과 귀울림은 원인이 여러 가지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 없이 식품에만 의존하면 다른 질환을 늦게 발견할 가능성도 있다.

약 복용 중이라면 더 조심해야

고혈압이나 당뇨 등으로 이미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새 건강식품이나 보조제를 더할 때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성분에 따라 복용 중인 약과 겹치거나 부딪쳐 원치 않는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별다른 증상 없이 평소 건강 관리를 위해 식품을 고르는 경우라도, 광고 문구보다 제품의 표시 내용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특정 질병을 고치는 효과는 없더라도 균형 잡힌 식사, 알맞은 운동,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는 몸 전체의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 된다. 생활 습관은 꾸준히 챙기고, 불편한 증상은 전문가와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지러우면 진료부터 확인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어지럼증이 반복되면 먼저 주치의나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진료 때는 증상이 언제 시작됐는지,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지금 먹는 약과 건강식품은 무엇인지 함께 알려 주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광고 속 제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구입 전에 주치의나 약사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안전하다. 과장 광고가 의심되면 식약처 누리집이나 소비자 상담 창구를 통해 확인하거나 신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