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과 설사·변비가 되풀이되는데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일 수 있지만 대장암 등도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혈변·체중 감소·야간 증상이 있으면 먼저 주치의 진료부터 확인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찾아오는데도 “나이 들면 원래 그렇다”며 넘기는 어르신이 많다. 병원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그렇다. 다만 이런 불편이 모두 나이 탓이거나 가벼운 장 예민함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어서, 증상을 가려 볼 필요가 있다.

장에 탈이 없는데도 배가 불편한 과민성대장증후군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장 자체에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데도 복통이나 더부룩함, 잦은 배변, 심한 변비 같은 증상이 되풀이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특정 음식을 먹은 뒤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불편이지만 가볍게 볼 일만은 아니다. 외출이나 식사 자리를 피하게 되는 등 일상생활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해 보여도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대장 질환은 다르다

문제는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 질환(장 점막에 오래 염증이 생기는 병)도 겉으로는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과민성이겠지”라고 판단하고 넘기면 다른 병을 늦게 발견할 위험이 있다.

특히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별다른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 밤중에도 배가 아프거나 설사로 잠을 깨는 경우, 50세 이후에 이런 장 증상이 처음 생긴 경우는 주의 신호로 꼽힌다. 이럴 때는 주치의와 상의해 대장내시경 등 정확한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생활 습관 관리는 치료와는 별개다

위험 신호가 없고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다면 생활 습관을 다듬는 것이 장을 편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끼니를 비슷한 시간에 챙기고, 음식을 서두르지 않고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이 대표적이다.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 지나치게 찬 음식은 장을 자극할 수 있어 조금씩 줄여 보는 방법도 있다.

어떤 음식을 먹은 뒤 배가 불편했는지 수첩에 적어 두면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음식을 찾는 데 쓸모가 있다. 걷기나 맨손체조 같은 가벼운 움직임은 장 활동을 돕고 긴장을 푸는 데 보탬이 될 수 있고, 잠이 모자라면 장이 더 예민해질 수 있어 하루 7~8시간 정도 충분히 자는 것이 권장된다.

장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취미 활동이나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런 방법은 어디까지나 장을 편안하게 관리하는 데 그치며 병을 고치는 치료와는 별개다.

약을 먹는 어르신은 먼저 주치의와 상의해야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지병이 있는 어르신은 식사나 운동 습관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의논할 필요가 있다. 같은 생활 습관이라도 몸 상태에 따라 맞고 안 맞음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와 다른 심한 증상이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진료 때는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혈변이나 체중 변화가 있었는지, 밤에도 증상이 있는지, 어떤 음식 뒤에 심해지는지를 정리해 가면 상담에 도움이 된다. 대장내시경 검사 여부는 주치의에게, 복용 약과 장 증상의 관계는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