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하는 일이 잦아지면 뇌 건강부터 걱정하게 된다
염증을 줄이는 식사와 뇌 기능의 관계가 연구로 관찰되고 있다
약을 먹거나 치료 중이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한다

“요즘 왜 이렇게 자주 깜빡할까” 하는 물음은 나이가 들수록 자주 떠오른다.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매일 마주하는 밥상이 거론되는데, 핵심은 몸속 염증을 줄이는 음식을 꾸준히 먹는 것이다. 다만 특정 음식 하나가 기억력을 되살린다는 뜻은 아니며, 식사는 여러 생활 습관 가운데 한 부분이라는 점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몸속 염증과 뇌 건강은 어떻게 이어지나

염증은 몸이 손상이나 자극에 맞서 반응하는 과정이다. 이런 반응이 오래 이어지는 만성 염증(눈에 띄는 증상 없이 낮은 수준으로 계속되는 염증)은 혈관과 여러 장기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뇌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염증을 줄이는 방향의 식사를 꾸준히 해 온 사람들이 뇌 건강을 더 오래 유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뇌에 미세한 변화가 시작됐을 수 있는 어르신에게서도 건강한 식단이 이런 변화를 늦추고 기억력이나 인지 기능(생각하고 판단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떨어질 위험을 낮추는 쪽과 관련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관찰된 경향과 치료 효과는 다르다

이런 결과는 식습관과 뇌 건강 사이의 관련성을 보여 주는 것이지, 식단만으로 치매를 막거나 이미 떨어진 기억력을 되돌린다는 증거와는 별개다. 건강한 식사를 하는 사람은 운동, 수면, 사회 활동 같은 다른 습관도 함께 좋은 경우가 많아 식단 하나의 효과를 따로 떼어 보기 어렵다.

그렇더라도 염증을 덜 일으키는 식사는 혈당과 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손해 볼 일이 적은 선택이다. 중요한 것은 갑자기 식단을 통째로 바꾸기보다 조금씩 꾸준히 바꿔 가는 태도다.

밥상에 올릴 것과 줄일 것

먼저 채소와 과일을 넉넉히 챙기는 방법이 있다. 끼니마다 시금치, 브로콜리, 당근, 파프리카처럼 색깔이 다른 채소를 곁들이고, 간식으로 사과나 딸기 같은 제철 과일을 고르면 여러 영양소를 고루 얻을 수 있다.

견과류와 콩 음식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몬드나 호두를 하루 한 줌 정도 간식으로 먹으면 몸에 좋은 지방을 얻을 수 있고, 두부와 된장 같은 콩 음식은 밥상에 자주 올리기 쉽다. 흰쌀밥에 현미, 보리, 귀리 같은 통곡물(겉껍질만 벗기고 쓿지 않은 곡물)을 섞으면 섬유질이 늘고 혈당 관리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조금만 섞고 차츰 양을 늘리는 편이 소화에 부담이 적다.

반대로 햄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 단맛이 강한 음료, 과자는 염증을 부추기기 쉬운 음식으로 꼽힌다. 이런 음식은 되도록 줄이고 신선한 재료로 직접 조리해 먹는 쪽이 권장된다.

식단 바꾸기 전에 확인하고 물을 것

대부분의 어르신에게 채소와 통곡물을 늘리는 식사는 무리가 적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맞는 것은 아니다.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을 먹는 사람, 콩팥 질환으로 칼륨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사람, 당뇨로 과일과 곡물 양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 씹거나 삼키기가 어려운 사람은 같은 식단이라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지금 약을 먹고 있거나 특정 질환으로 치료 중이라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먹는 약과 음식의 궁합은 약사에게 물을 수 있고, 식단 짜기가 막막하면 가까운 보건소의 영양 상담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깜빡하는 일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 식사만 바꾸기보다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인지 기능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