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넘게 이어지거나 심해지면 뇌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변화를 적어 두고 가족과 나눈 뒤 주치의에게 묻는 것이 먼저다
대화 도중 문장이 자꾸 끊기고 하려던 말이 떠오르지 않는 일이 잦아지면 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며 넘긴다. 실제로 건망증이나 피로, 기분 변화는 노화와 함께 흔히 나타난다. 다만 평소와 다른 변화가 몇 주 이상 계속된다면 단순한 노화로만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폐경 탓인 줄 알았던 말 엉킴, 원인은 뇌종양이었다
최근 보도된 사례에 따르면 50대의 한 여성은 말이 자꾸 엉키고 문장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 증상을 겪었다. 처음에는 폐경이나 불안감 때문이라고 여겼지만, 검사 결과 뇌종양의 한 종류인 교모세포종(뇌의 신경을 받치는 세포에서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비교적 일찍 발견해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건강하게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람의 사례인 만큼 모든 말 엉킴이 뇌종양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작은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않은 것이 진단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자연스러운 노화와 주의할 신호는 다르다
뇌종양은 뇌 조직이나 뇌를 감싼 구조물에 생기는 혹을 말한다. 혹이 생긴 자리와 크기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제각각이어서, 초기에는 다른 원인으로 오해받기 쉽다.
주의 깊게 볼 변화로는 말이 어눌해지는 것,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 대화가 막히는 것,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 계속되는 두통,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 눈에 띄게 나빠진 기억력 등이 꼽힌다. 이런 증상은 뇌종양뿐 아니라 여러 신경학적 문제(뇌와 신경계에 생기는 이상)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그렇다고 이따금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피곤한 날 말이 느려지는 것까지 모두 질병으로 볼 필요는 없다. 가끔 생겼다가 사라지는 변화와, 몇 주 넘게 이어지거나 점점 심해지는 변화는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후자에 해당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록하고 가족에게 묻는 습관이 출발점
평소와 다르다고 느낀 변화는 간단히 적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어떤 상황에서 두드러지는지를 기록해 두면 진료실에서 증상을 정확히 설명하기 쉬워진다.
본인은 알아채지 못하는 변화를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가 먼저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함께 식사하거나 산책하는 자리에서 “요즘 말이 느려진 것 같지 않은가”처럼 먼저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주변의 관심은 어르신이 변화를 늦지 않게 알아차리도록 돕는 울타리가 될 수 있다.
건강검진 때 묻고, 복용 약은 주치의와 상의해야
해마다 받는 건강검진도 결과지를 받아 드는 데서 그치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 신경 쓰이던 증상이 있다면 “요즘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자주 아프다”처럼 구체적으로 의사에게 말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검사를 권유받을 수도 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 등 여러 약을 꾸준히 먹는 어르신이라면 새 증상이 생겼을 때 스스로 판단해 약을 끊거나 생활 습관을 크게 바꾸기보다, 먼저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새로운 검사나 치료가 지금 먹는 약과 관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이 엉키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변화가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미루지 말고 주치의나 가까운 신경과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지역 보건소에 문의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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