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설친 다음 날 몸이 무겁고 얼굴빛이 어두워 보일 수 있다
일시적인 뒤척임과 일상이 무너지는 오랜 불면은 다르다
잠드는 시간, 화면, 방 환경, 낮잠부터 점검하고 약은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어젯밤 잠을 설쳤더니 10년은 늙은 것 같다”는 말은 어르신들 사이에서 흔히 오간다. 잠이 모자란 날에는 몸이 쉽게 지치고 얼굴빛도 어두워져 실제보다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잠 문제를 나이 탓으로만 돌리거나 약으로 바로 해결하려는 것은 흔한 오해이고, 생활 습관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잠자는 동안 몸은 하루를 정리한다

잠은 그저 쉬는 시간에 그치지 않는다. 깊이 잠든 동안 몸은 낮에 쌓인 피로를 풀고 손상된 세포를 회복하며 다음 날 쓸 힘을 채운다. 밤새 휴대전화를 충전해 두는 일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잠을 잘 자면 피부가 맑아 보이고 기분이 개운해지며 기억력이 또렷해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편안히 잠든 다음 날에는 한결 가볍고 활기찬 기분으로 하루를 여는 경우가 많다. 다만 앞서 소개한 연구는 잠이 부족할 때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다는 관찰에 가깝고, 잠만 잘 자면 젊어진다는 뜻과는 별개다.

시간, 화면, 방, 낮잠 네 가지를 살핀다

첫째는 규칙적인 시간이다. 몸은 일정한 리듬(생체 리듬)에 익숙하기 때문에 매일 비슷한 시간에 눕고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 주말에 늦잠을 몰아 자기보다 평소와 비슷하게 일어나면 몸이 스스로 잘 시간을 알아차리게 될 수 있다.

둘째는 밝은 화면이다. 휴대전화, 태블릿,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파란빛(청색광)은 뇌를 깨워 잠들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잠들기 1시간 전부터는 화면을 멀리하고 따뜻한 물로 씻기, 책 읽기, 잔잔한 음악 듣기처럼 마음을 가라앉히는 일로 바꾸는 방법이 권해진다.

셋째는 잠자는 방의 환경이다. 방은 어둡고 조용하게 두고, 커튼으로 바깥 빛을 가리며 시계나 전자기기의 작은 불빛도 줄이는 편이 낫다. 실내 온도는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게 맞추는데, 흔히 20~22도 안팎이 잠들기 편한 온도로 꼽힌다.

넷째는 낮잠이다. 짧은 낮잠은 오후의 피로를 덜어 줄 수 있지만 길어지면 밤잠을 방해할 수 있다. 점심 식사 뒤 20~30분 정도로 가볍게 자는 것이 무난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룻밤 뒤척임과 오랜 불면은 다르다

가끔 잠을 설치는 것과 오랫동안 잠이 오지 않거나 자다가 자주 깨서 낮 생활이 힘든 상태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앞의 경우라면 위의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으로 나아질 여지가 크다. 뒤의 경우라면 습관만으로 버티기보다 원인을 따져 보는 것이 먼저다.

특히 여러 가지 약을 드시는 어르신은 더 조심해야 한다. 약의 종류에 따라 잠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수면 보조제를 함께 먹으면 다른 약과 부딪힐 수도 있다. 잠이 안 온다고 먹던 약을 마음대로 줄이거나 끊는 것, 다른 수면 보조제를 임의로 더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확인하고 물어볼 것

먼저 일주일쯤 잠자리에 든 시간, 일어난 시간, 낮잠 시간, 밤에 깬 횟수를 적어 두면 자신의 수면 습관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잠들기 전 화면을 보는 시간과 방의 밝기, 온도도 함께 살펴본다.

잠 문제가 몇 주씩 이어지거나 낮 생활이 힘들 정도라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복용 중인 약이 잠에 영향을 주는지, 수면 보조제를 함께 먹어도 되는지는 진료받을 때 주치의에게, 약을 받을 때 약사에게 약 목록을 보여 주고 물어볼 수 있다. 가까운 보건소의 건강 상담 창구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