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면역력 하나가 아니라 여러 요인이 겹쳐 생긴다
식사·운동·잠·정기 검진부터 꾸준히 챙길 필요가 있다
환절기에 감기나 몸살을 앓고 나면 “면역력이 떨어진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건강 방송과 광고에서도 면역력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면서 관심은 더 커졌다. 다만 면역력을 높이기만 하면 암 같은 큰 병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몸 안팎을 지키는 면역체계
사람의 몸에는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외부 침입자를 막고, 몸 안에서 생긴 비정상 세포를 찾아 없애는 면역체계(몸을 스스로 지키는 방어 시스템)가 있다. 이 체계 덕분에 크고 작은 병을 상당 부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날마다 이상 세포가 생기지만, 대부분은 면역체계가 알아서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은 이처럼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늘 움직이는 몸의 기본 기능이다.
면역력이 좋다고 암을 피하는 것은 아니다
면역과 암의 관계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암은 면역력이 약해서만 생기는 병이 아니며, 흡연, 음주, 비만, 좋지 않은 생활 습관, 유전적 요인 등이 함께 작용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겉보기에 건강한 사람도 암에 걸릴 수 있고, 면역력이 다소 약하다고 해서 반드시 암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최근에는 면역 세포가 암세포를 다시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 항암제(몸의 면역 기능을 이용하는 항암 치료제)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치료제도 모든 암을 고치는 “만능 해결사”는 아니어서, 효과가 뚜렷한 환자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도 있다. 피부 발진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치료를 고민하는 경우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면역력을 무조건 “높이는” 것과 면역체계가 제 역할을 하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다르다. 몸에 좋다는 특정 식품이나 제품으로 면역력을 끌어올린다는 이야기와, 일상 습관으로 몸의 균형을 지키는 일은 별개로 보는 편이 바람직하다.
일상에서 챙길 수 있는 네 가지
면역을 지키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먼저 식사는 특정 영양제나 소문난 음식에 기대기보다 밥, 반찬, 채소, 과일을 골고루 먹는 것이 기본이다.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먹으면 면역 세포가 제 기능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몸을 꾸준히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가벼운 걷기나 맨손 체조처럼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매일 이어가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면역 기능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억지로 강도를 높이기보다 즐겁게 오래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르는 편이 낫다.
잠과 마음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잠은 지친 몸이 회복되는 시간으로, 하루 7~8시간 정도 충분히 자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는 쌓아두지 말고 취미 활동이나 따뜻한 차 한 잔처럼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그때그때 푸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고 주치의와 상담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작은 이상을 일찍 발견해 관리하면 더 큰 병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약을 먹는 어르신은 먼저 물어봐야
지병이 있거나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면역에 좋다는 새 영양제나 건강식품이 복용 중인 약과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무언가를 먹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에게 함께 먹어도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면역은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골고루 먹기, 꾸준한 운동, 충분한 잠과 마음 관리, 정기 검진이 함께 이어질 때 몸의 균형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검진 일정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생활 습관 관리는 가까운 보건소나 주치의에게 문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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