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꾸벅꾸벅 졸고 밤에는 잠들지 못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나이 탓으로 넘기기 쉽지만 몸이 쉬지 못하는 신호일 수 있다
기상 시간과 낮잠부터 정리하고 반복되면 주치의와 상의한다

점심을 먹고 소파에 앉으면 어느새 눈이 감기는데, 정작 밤에 자리에 누우면 눈이 말똥말똥해지는 어르신이 많다. 젊을 때는 없던 일이라 당황스럽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런 불편을 겪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다만 “늙으면 원래 잠이 줄어든다”며 그냥 넘기는 것은 흔한 오해로, 이런 수면 습관이 건강의 다른 부분과 이어져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낮 졸림과 밤 불면, 혈압과 연관이 거론된다

한 연구에서는 낮에 자주 졸리고 밤에 잠들기 어려운 어르신이 혈압 관리에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몸이 긴장을 풀지 못하고 계속 깨어 있는 듯한 상태, 이른바 과각성(몸과 뇌가 쉬어야 할 때도 경계 태세를 유지하는 상태)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밤잠이 부족하면 몸이 지치고, 이런 날이 길게 이어지면 혈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내용은 두 현상이 함께 나타난다는 관찰에 가깝고, 잠을 못 자는 것이 곧바로 고혈압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가끔 설치는 잠과 반복되는 불면은 다르다

걱정거리가 있거나 낮에 무리한 날 하루 이틀 잠을 설치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반면 낮 졸음과 밤 불면이 몇 주씩 되풀이되고 일상생활까지 흔들린다면 생활 습관만의 문제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이미 혈압약을 먹고 있거나 혈압이 경계선이라는 말을 들은 어르신, 잠자는 동안 숨이 막히거나 코골이가 심하다는 말을 가족에게 들은 어르신은 증상을 기록해 두었다가 진료 때 알리는 것이 좋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생활 습관을 바꾸기 전에도 먼저 주치의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기상 시간과 낮잠부터 정리한다

가장 먼저 꼽히는 방법은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는 것이다. 주말에도 평일과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면 몸속 생체 시계(하루 주기로 잠과 깸을 조절하는 몸의 리듬)가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낮잠은 20분 안팎으로 짧게 자고, 오후 3시 이후에는 피하는 편이 밤잠을 덜 방해한다. 낮에 몹시 피곤하다면 누워서 길게 자기보다 의자에 앉아 잠깐 눈을 붙이는 정도로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

잠들기 전 시간과 잠자리 환경도 살핀다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부터는 흥분되는 활동이나 스마트폰, 텔레비전 시청을 줄이고 따뜻한 물로 씻거나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몸을 풀어 주는 것이 권장된다.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고 서늘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암막 커튼이나 편한 잠옷과 침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습관을 몇 주 이어 가도 낮 졸음과 밤 불면이 계속되면 주치의나 가까운 보건소에서 상담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진료 때는 잠드는 시각과 깨는 시각, 낮잠 횟수, 최근 혈압 수치, 먹고 있는 약을 함께 정리해 가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