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잠 패턴은 혈압과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원인이 곧 혈압이라는 뜻은 아니다
생활 리듬부터 고르고 복용 중인 약과 함께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점심을 먹고 텔레비전 앞에 앉으면 꾸벅꾸벅 졸다가, 정작 밤에 불을 끄고 누우면 한참을 뒤척이는 어르신이 많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니 어쩔 수 없다고 넘기기 쉽다. 다만 낮 졸음과 밤 불면이 함께 나타나는 상태는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고, 혈압 건강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는 몸, “과각성” 상태
한 연구는 낮에는 졸음이 심한데 밤에는 쉽게 잠들지 못하는 노인을 살펴본 결과, 이런 잠 패턴이 이어질수록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 상태를 과각성(몸과 뇌가 쉬어야 할 때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깨어 있는 상태)과 연결해 설명했다.
몸이 늘 긴장해 있으면 밤에도 잠이 깊게 들지 않고, 그만큼 낮에 피로와 졸음이 쌓인다. 이런 흐름이 되풀이되면 혈관과 심장도 충분히 쉬지 못하게 되고, 결국 잠이 혈압 관리에 대한 일종의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잠 패턴과 혈압 이상은 다르다
다만 이 결과를 “낮에 졸면 고혈압이 생긴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다. 연구가 보여준 것은 잠 패턴과 혈압 사이에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고, 한쪽이 다른 쪽의 직접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과는 별개다. 같은 잠 패턴을 가진 어르신이라도 혈압이 정상인 경우가 있고, 반대로 잠을 잘 자는데도 혈압이 높은 경우도 있다.
잠이 흐트러지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복용 중인 약, 밤중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습관, 통증, 걱정거리, 낮 동안의 활동 부족 등이 모두 잠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잠 문제를 곧바로 혈압 탓으로 돌리기보다, 몸이 보내는 변화를 하나의 단서로 삼아 점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더 살펴봐야 할 사람과 생활에서 고칠 것
평소보다 낮에 피곤한 날이 잦아졌거나, 잠자리에 누워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는 어르신, 이미 혈압이 경계선이거나 혈압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잠 상태를 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가끔 피곤한 날 낮에 잠깐 조는 정도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닐 수 있다.
생활 습관으로는 먼저 매일 같은 시각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몸은 일정한 리듬에 익숙해질수록 잠이 깊어지기 쉬우므로 주말에도 시간을 크게 바꾸지 않는 편이 좋다. 낮잠은 20분 안팎으로 짧게, 오후 3시 이전에 자는 것이 권장된다. 길거나 늦은 낮잠은 밤잠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자리는 어둡고 조용하게 꾸미고, 잠들기 직전에는 밝은 텔레비전 화면이나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1~2시간 전부터는 잔잔한 음악을 듣거나 미지근한 물로 씻는 식으로 몸과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갖는 방법도 있다.
약을 먹고 있다면 주치의와 먼저 상의
혈압약이나 다른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이라면 생활 습관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이야기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면 습관의 변화가 약을 먹는 시간이나 효과와 맞물릴 수 있고, 잠이 오지 않는 데 다른 원인이 숨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료 때는 낮에 얼마나 자주 조는지, 밤에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최근 혈압 수치가 어떤지를 메모해 가면 상담에 도움이 된다. 약과 잠의 관계가 궁금하면 단골 약사에게 물어볼 수 있고, 혈압 측정이나 생활 습관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서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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