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과일 껍질의 하얀 가루를 농약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고르게 덮인 과분과 얼룩진 자국, 축축한 곰팡이는 생김새가 다르다
먹기 직전에 먹을 만큼만 가볍게 씻고 물기를 없애 보관하는 것부터 확인

자두나 포도, 블루베리를 씻으려고 꺼냈다가 껍질 위에 뿌옇게 앉은 하얀 가루를 보고 손을 멈추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혹시 농약이 남은 것은 아닌지, 오래 문질러 닦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기 쉽다. 다만 이 가루의 상당수는 과일이 스스로 만든 천연 막이어서, 무조건 박박 씻어 없애는 것이 오히려 과일을 빨리 상하게 할 수 있다.

하얀 가루의 정체는 과일이 만든 “과분”

과일 껍질의 하얀 가루는 “과분(과일 표면에 생기는 얇은 천연 보호층)”이라고 부른다. 과일이 강한 햇볕과 비바람, 작은 병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표면에 만들어 내는 막이다. 껍질의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 신선함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과분이 고르게 많이 덮여 있다는 것은 수확 뒤 과일이 크게 손을 타지 않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 과일을 고를 때 껍질 전체가 뿌옇게 덮인 것을 싱싱함의 한 기준으로 삼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과분이 많다고 해서 맛이나 영양이 반드시 더 좋다고 단정할 근거는 원문에 없으며, 신선도를 가늠하는 참고 정도로 보는 것이 알맞다.

과분과 농약 자국, 곰팡이는 생김새가 다르다

과분과 농약 자국은 겉모습부터 구분된다. 농약이 남은 경우에는 물방울이 말라붙은 듯 얼룩덜룩하거나 줄무늬처럼 한쪽에 몰려 보일 때가 많다. 반면 과분은 껍질 전체에 얇고 고르게 퍼져 있다는 점이 다르다.

곰팡이와도 구별할 필요가 있다. 블루베리의 경우 과분이 잘 덮인 열매는 표면이 단단하고 말라 있으며 하얀빛이 고르게 돈다. 열매가 쭈글쭈글하거나 지나치게 물렁하고, 하얀 것이 솜털처럼 축축하게 일어나 있다면 곰팡이일 수 있어 먹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눈으로 하는 구분은 어디까지나 대략적인 판단이라는 한계도 있다. 겉모습만으로 농약 잔류 여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므로, 생김새와 관계없이 먹기 전에는 흐르는 물에 헹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먹기 직전에, 먹을 만큼만 가볍게 씻는다

과분은 신선도를 지키는 막이어서 사 온 뒤 미리 한꺼번에 씻어 두면 과일이 빨리 무르거나 상할 수 있다. 보관할 때는 과분을 그대로 두고, 먹기 직전에 먹을 양만 덜어 씻는 방식이 권장된다.

자두는 흐르는 물 아래에서 손끝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며 헹구면 된다. 블루베리도 흐르는 물에 15~20초가량 가볍게 헹구는 정도면 충분하다. 물에 오래 담가 두거나 세게 문지르면 물이 과육으로 스며들어 맛이 싱거워지고 쉽게 무를 수 있다.

포도는 송이째 보관하다가 먹을 만큼만 알을 떼어 흐르는 물에 씻는다. 소금이나 베이킹소다를 조금 뿌려 살살 문질러 씻는 방법도 쓰이지만, 깨끗한 물로 헹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어쩔 수 없이 많이 씻었다면 키친타월 등으로 물기를 완전히 닦아 낸 뒤 보관해야 한다. 물기가 남으면 금세 상하기 쉽다. 자두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 채소칸에 두고, 블루베리는 뚜껑 없이 냉장 보관하거나 밀폐해 냉동하면 비교적 오래 먹을 수 있다.

약을 먹는 어르신은 과일 습관도 상의할 필요

과일 손질법은 누구에게나 해당하지만, 먹는 양과 종류는 사람마다 따져 볼 부분이 있다. 꾸준히 약을 복용하거나 지병이 있는 어르신은 일부 과일이 약과 상호작용(함께 먹었을 때 약효가 달라지는 현상)을 일으킬 수 있어 식습관을 바꾸기 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과일 껍질의 하얀 가루가 고르게 덮여 있으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얼룩지거나 축축한 모습이라면 먹기 전에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용 중인 약과 과일을 함께 먹어도 되는지는 주치의나 단골 약국의 약사에게 묻고, 식생활 전반에 관한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