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염증이 뇌와 심장 건강과 관련 있다는 연구가 이어진다
관련이 있다는 것과 잇몸병이 직접 원인이라는 것은 다르다
하루 두 번 양치와 정기 검진, 입마름 약 확인부터 챙길 일이다

뇌와 심장 건강은 꼼꼼히 챙기면서도 입안은 아프기 전까지 그냥 지나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잇몸이 조금 붓거나 피가 나는 정도는 나이 탓으로 넘기기 쉽다. 다만 입안 건강은 치아 몇 개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몸 전체의 건강과 이어져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잇몸 속 세균, 혈관을 타고 퍼질 수 있다

입안에는 수많은 세균이 산다. 이 가운데 일부는 치아와 잇몸 사이에 쌓여 치석으로 굳고,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치주 질환(잇몸과 잇몸뼈에 생기는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염증으로 부은 잇몸의 혈관이다. 잇몸 속 세균이 이 혈관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 뇌나 심장 같은 먼 곳까지 옮겨 갈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최근 연구들에서는 잇몸 염증이 심할수록 기억을 맡는 뇌 부위가 약해지거나 심장에 나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씹는 기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치아가 빠져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면 뇌로 전해지는 자극이 줄어 기억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고기와 채소처럼 씹어야 하는 음식을 피하게 되면 영양이 한쪽으로 치우칠 우려도 있다.

관련이 있다는 것과 원인이라는 것은 다르다

이런 연구 결과를 곧바로 “잇몸병이 치매나 심장병을 일으킨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잇몸 염증과 뇌·심장 건강이 함께 나빠지는 경향이 관찰됐다는 것과, 잇몸병 하나가 직접 원인이라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나이, 흡연, 당뇨 같은 다른 요인이 양쪽에 함께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입안 관리를 미룰 이유는 없다. 잇몸병은 그 자체로 치아를 잃게 만들 수 있고, 씹는 힘이 떨어지면 식사와 영양 전반에 영향이 갈 수 있다. 뇌와 심장에 대한 효과가 확실히 밝혀지기 전이라도 입안을 깨끗하게 지키는 일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약을 여러 가지 먹는 어르신은 더 살펴야 한다

여러 가지 약을 함께 복용하는 어르신은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부 약은 침 분비를 줄여 입안을 마르게 할 수 있다. 침은 입안 세균을 씻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침이 모자라면 세균이 늘어 잇몸병이나 충치가 생기기 쉬워질 수 있다.

입이 자주 마른다면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입마름이 약 때문인지는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먹고 있는 약을 정리해 주치의나 약사, 치과 의사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다. 빠진 치아가 있어 씹기가 불편한 어르신도 치료 방법을 치과에서 함께 의논할 필요가 있다.

양치와 정기 검진, 이것부터 확인한다

기본은 하루 두 번 이상의 양치질이다. 아침 식사 뒤와 잠들기 전에 부드러운 칫솔로 치아와 잇몸을 살살 문지르듯 닦는 것이 권장된다. 너무 세게 닦으면 잇몸이 상할 수 있고, 칫솔이 닿지 않는 틈은 치실이나 치간 칫솔(치아 사이를 닦는 작은 솔)로 관리할 수 있다.

이미 굳은 치석은 칫솔질로 없애기 어렵다. 그래서 불편한 곳이 없더라도 1년에 한두 번 정도 치과에서 검진과 스케일링(치석 제거)을 받는 것이 잇몸병 예방과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사 때는 천천히 오래 씹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잇몸에서 피가 자주 나거나 붓는 느낌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치과에 들르는 것이 먼저다. 치실 사용법이 낯설거나 복용 중인 약이 입마름을 부르는지 궁금하다면 치과 의사와 약사에게, 검진 일정이 궁금하다면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물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