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을 힘들게 하는 것은 단 음료·밤늦은 과식·겹쳐 먹는 약·매일 마시는 술이다
약 성분표와 술 마시는 날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빈속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간에 해롭지 않을까” 걱정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밤에 무언가를 먹으면 간이 쉬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흔히 오간다. 다만 이런 속설 가운데 상당수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정작 간에 부담을 주는 습관은 따로 있다는 점은 자주 놓치게 된다.
빈속 커피보다 “무엇을 넣었는가”가 문제
공복에 마시는 커피가 간을 상하게 한다는 주장은 아직 뒷받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오히려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간 건강과 좋은 쪽으로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이는 관련성을 살핀 결과로, 커피가 간을 지켜 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주의할 대상은 커피 자체보다 설탕, 시럽, 휘핑크림을 듬뿍 넣은 단 커피다. 빈속에 마신 뒤 속이 쓰리거나 신물이 올라온다면 이는 간보다 위장 쪽 불편일 가능성이 있어, 마시는 시간을 식후로 옮기거나 양을 줄여 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야식 시간과 과식은 다르다
간은 밤에만 해독하고 쉬는 장기가 아니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일한다. 그래서 “밤에 먹는 것” 자체보다 “밤늦게 많이, 기름지고 달게 먹는 것”이 문제가 된다. 치킨, 피자, 라면 같은 음식을 늦은 시간에 자주 먹거나 물 대신 탄산음료와 설탕 든 과일 음료를 즐기면 몸이 쓰고 남는 열량이 쌓이기 쉽다.
남은 열량은 지방으로 바뀌어 간에 쌓일 수 있고, 이것이 지방간(간에 지방이 지나치게 쌓인 상태)의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목이 마를 때 물을 먼저 찾고 단 음료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하루 물 1.5~2L 정도를 나눠 마시라는 일반적인 권고도 참고할 만하다. 다만 심장이나 콩팥 질환으로 물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어르신은 주치의가 정한 양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다.
감기약과 진통제, 같은 성분이 겹칠 수 있다
감기약을 먹은 뒤 두통이 있다고 진통제를 또 먹는 경우가 있다. 이때 아세트아미노펜(열을 내리고 통증을 줄이는 성분)이 두 약에 모두 들어 있을 수 있다. 이 성분은 해열진통제뿐 아니라 여러 종합감기약에도 흔히 쓰여, 제품 이름만 보고 서로 다른 약이라 여기면 모르는 사이 하루 허용량을 넘기기 쉽다.
약 이름과 약 성분은 다르다. 약을 고를 때는 포장에 적힌 성분과 함량을 먼저 보고,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킬 필요가 있다. 평소 간 질환이 있거나 술을 자주 마시는 어르신이라면 약을 먹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하루 한 잔”도 매일이면 부담, 누가 더 조심해야 하나
반주로 곁들이는 “하루 한 잔”은 괜찮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알코올은 대부분 간에서 분해되고, 그 과정에서 간세포를 해치는 물질이 생긴다. 매일 마시면 간이 회복할 틈이 줄어들고, 시간이 흐르면서 지방간이나 간염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미 간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들었거나 지방간 진단을 받은 어르신, 여러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 단 음료와 야식이 잦은 어르신은 생활 습관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커피를 블랙으로 적당히 마시고 속이 불편하지 않은 어르신이라면 빈속 커피 자체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크지 않다. 다만 이는 개인의 건강 상태와는 별개로 일반적인 이야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집에 있는 감기약과 진통제의 성분표를 한데 모아 겹치는 성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술 마시지 않는 날을 정해 늘려 가는 것이다. 성분이 헷갈리면 약국에서 약사에게 보여 주고 물어볼 수 있고, 간 상태가 궁금하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결과의 간 수치를 들고 주치의나 보건소에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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