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발바닥에 고름 같은 물집이 반복되면 습진으로 여기기 쉽다
면역 과민 반응으로 생기는 만성 질환일 수 있고 남에게 옮지는 않는다
낫지 않는 증상은 피부과 진료로 확인하고 복용 약을 함께 알려야 한다

손바닥에 좁쌀 같은 노란 물집이 돋았다가 껍질이 벗겨지고, 몇 주 뒤 같은 자리에 다시 올라온다. 가렵고 따가워 컵을 쥐거나 오래 걷기가 불편해도 많은 어르신이 “땀띠겠지”, “습진이겠지” 하고 넘긴다. 다만 이런 증상이 되풀이된다면 단순한 피부 트러블이 아니라 손발바닥농포증일 가능성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면역이 과민하게 반응해 생기는 만성 피부 질환

손발바닥농포증은 손바닥과 발바닥에 농포(고름이 찬 작은 물집)가 반복해서 생기는 만성 피부 질환이다. 몸의 면역 체계가 지나치게 반응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게 부어오르는 부위, 작은 물집, 고름처럼 보이는 뾰루지가 섞여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각질처럼 벗겨지기도 한다.

증상은 가려움과 따가움,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으로 물건을 잡거나 발로 디디는 일이 힘들어지면 일상 활동이 줄고 마음까지 위축될 수 있다. 몇 년씩 불편을 참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고름이 보여도 세균 감염과는 별개다

이름에 “고름”이 들어가고 겉모습도 곪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 질환은 세균에 감염돼 생기는 병이 아니다. 따라서 가족이나 이웃에게 옮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고름처럼 보이는 것과 실제 감염은 다르다는 점을 알아 두면 불필요한 걱정이나 잘못된 자가 처치를 줄일 수 있다.

흔한 습진이나 땀띠와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성격은 다르다. 같은 자리에 물집이 반복되고,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벗겨지는 변화가 함께 나타나며, 집에서 관리해도 잘 낫지 않는다면 단순한 습진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정확한 구분은 겉모습만으로 하기 어려워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담배와 몸속 만성 염증은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흡연은 손발바닥농포증을 나쁘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담배를 피우는 어르신이라면 금연 방법을 주치의와 상의해 볼 필요가 있다. 혼자 끊기 어렵다면 보건소 금연 클리닉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잇몸 염증이나 편도 염증처럼 몸 어딘가에 오래 이어지는 염증이 있으면 면역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평소 양치와 치과 검진으로 구강 위생을 챙기고, 지나친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노력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생활 관리가 치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며, 진료와 함께 이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이 이어지면 진료받고 복용 약부터 알려야

손발의 물집과 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주치의나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이 질환은 일찍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할수록 더 나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 생긴 증상이나 오래 낫지 않는 변화가 있다면 언제부터, 어느 부위에, 얼마나 자주 반복됐는지 미리 적어 가면 진료에 도움이 된다.

고혈압, 당뇨 등 다른 병으로 약을 먹고 있다면 진료 때 약 이름과 종류를 빠짐없이 알려야 한다. 피부 질환 치료제가 기존 약과 서로 영향을 주거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약 봉투나 처방전을 챙겨 가거나 다니는 약국의 약사에게 복용 목록을 정리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