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면 흔히 위염부터 떠올린다
오른쪽 대장의 이상은 위염과 비슷하게 느껴지고 피로·어지럼으로 먼저 드러나기도 한다
배변 습관과 체중 변화를 살피고 주치의와 대장 점검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식사 뒤 배가 빵빵하고 속이 답답하면 많은 어르신이 “위가 또 탈이 났나 보다” 하고 넘긴다. 워낙 흔한 증상이라 소화제를 먹거나 며칠 지켜보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런 불편함이 늘 위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며, 대장 건강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른쪽 대장은 이상이 있어도 티가 덜 난다

대장은 먹은 음식의 찌꺼기가 몸 밖으로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지나는 길이다. 이 가운데 오른쪽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처음에는 배가 부풀고 소화가 덜 되는 듯한 느낌, 곧 위염과 비슷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오른쪽 대장은 통로가 넓고 지나가는 내용물도 아직 묽은 편이다. 그래서 그 안에 좋지 않은 변화가 조금 생겨도 변이 막히거나 모양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눈치채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피가 섞인 변이나 뚜렷한 배변 변화 같은 신호가 늦게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피로와 어지럼은 나이 탓과 다를 수 있다

대신 먼저 찾아오는 신호가 이유를 알 수 없는 피곤함과 잦은 어지럼이다. 대장 안에서 아주 적은 양의 피가 조금씩 새어 나가면 몸속 철분이 줄어 철결핍성 빈혈(철분이 모자라 피가 부족해지는 상태)이 생길 수 있고, 이것이 기운 없음과 어지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쉽게 지치고 가끔 어지러울 수 있다. 그러나 나이에 따른 피로와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되는 무기력은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배의 불편함에 더해 체중이 저절로 줄거나 예전보다 눈에 띄게 기운이 빠졌다면 “단순한 위염이겠지” 하고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더 눈여겨볼 사람과 살펴볼 변화

가끔 과식한 뒤 잠깐 더부룩한 정도라면 지나치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반면 배의 불편함이 평소와 다르게 오래 이어지는 경우, 위염 치료를 받는데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 설명하기 어려운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라면 대장 쪽도 살펴볼 이유가 된다.

화장실 습관의 변화도 함께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설사나 변비가 전보다 잦아졌는지,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는 등 모양이 달라졌는지, 언제부터 그랬는지를 적어 두면 진료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새로운 증상이 약의 영향인지 다른 원인인지 구분이 어려우므로, 스스로 약을 끊거나 바꾸기 전에 먼저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주치의에게 알리고 대장 점검 계획부터

진료실에서는 “그냥 나이 들어 그런가 보다” 싶은 증상까지 빠짐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가 불편한 기간, 피로와 어지럼의 정도, 체중 변화, 배변 습관의 변화, 지금 먹는 약을 함께 알리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대장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대장 내시경 검사(가는 관으로 대장 안을 들여다보는 검사)다.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주치의와 상의해 정기적인 대장 점검 계획을 세워 두면 혹시 모를 질환을 일찍 발견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검진 일정이나 비용이 궁금하면 가까운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