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는 양보다 고기의 종류, 그리고 성별에 따라 주의점이 다를 수 있다고 봤다
가공육과 내장육을 얼마나 자주 먹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고기, 수육, 곱창볶음처럼 고기 반찬은 노년의 식탁에서도 빠지기 어려운 음식이다. 나이가 들수록 “고기는 무조건 적게 먹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지만, 무엇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는 막연하다. 다만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고기의 양보다 어떤 종류를 먹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양보다 종류, 남녀 따라 달랐다
이 연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남성과 여성에게서 문제가 된 고기 종류가 서로 달랐다는 점이다. 남성은 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소금에 절이거나 훈연해 오래 두고 먹도록 만든 고기)을 먹을 때, 여성은 곱창, 간 같은 내장육을 먹을 때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남성의 경우 가공육 섭취가 직장(큰창자의 끝부분)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결과가 관찰됐다. 반면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를 적당히 먹는 것은 위 건강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여성의 경우 내장육을 즐겨 먹으면 유방(젖샘)이나 췌장(이자)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관련이 있다”와 “원인이다”는 다르다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때는 조심할 부분이 있다. 특정 고기를 많이 먹은 사람에게서 어떤 경향이 보였다는 것과, 그 고기가 곧바로 병을 일으킨다는 것은 다르다. 식습관 연구는 함께 먹은 음식, 운동량, 흡연과 음주 같은 생활 습관의 영향을 완전히 떼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붉은 고기가 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대목도 마찬가지다. 이는 적당한 양을 전제로 한 이야기이며, 붉은 고기를 많이 먹어도 된다는 뜻과는 별개다. 결국 이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고기를 무작정 끊으라는 것이 아니라, 종류를 가려 지혜롭게 고르라는 쪽에 가깝다.
누가 더 신경 써야 하나
아침마다 햄이나 소시지를 반찬으로 올리거나 간편식으로 가공육을 자주 먹는 남성 어르신이라면 먹는 횟수를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곱창, 막창, 순대 속 간 같은 내장 요리를 즐기는 여성 어르신도 마찬가지다. 이런 음식은 매일 먹는 반찬이 아니라 가끔 즐기는 별미 정도로 두는 편이 낫다.
반대로 고기를 지나치게 피해 온 어르신은 오히려 단백질이 부족해질 수 있다. 근육이 줄기 쉬운 나이에는 신선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적당히 먹되 채소를 넉넉히 곁들여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채소의 섬유질은 장 건강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식단 바꾸기 전 확인할 것
단백질은 고기에서만 얻는 영양소가 아니다. 생선, 콩, 두부, 달걀도 좋은 단백질 식품이어서 한 가지에 치우치지 않고 돌아가며 먹으면 특정 고기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일주일 식단에서 가공육과 내장육이 몇 번 오르는지 적어보는 것도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은 식단을 크게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신장 질환이나 통풍처럼 단백질과 내장육 섭취를 따로 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식사 구성이 막막하다면 가까운 보건소 영양 상담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결과 상담을 활용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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