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얼룩보다 공기 중 포자가 호흡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하루 두 번 환기와 습기 관리, 마른 천 청소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비가 그친 뒤 방문을 열었을 때 퀴퀴한 냄새가 나거나, 장롱 뒤 벽지가 들떠 있는 것을 발견하는 집이 적지 않다. 습도가 높은 계절에는 집 안 곳곳에 곰팡이가 자리 잡기 쉽다. 다만 곰팡이는 눈에 보이는 검은 얼룩만 닦아내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관리 방법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이지 않는 포자가 숨길로 들어온다
곰팡이는 습하고 어두운 곳을 좋아해 벽 뒤나 가구 뒤편처럼 눈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서 번지는 경우가 많다. 곰팡이는 포자(번식을 위해 공기 중으로 퍼뜨리는 아주 작은 알갱이)를 내뿜는데, 이것이 호흡기로 들어가면 콧물, 재채기, 가려움 같은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천식이나 기관지염처럼 숨쉬기를 힘들게 하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곰팡이 노출이 심한 경우 폐섬유화(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호흡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 같은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이는 곰팡이가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폐 질환에 걸린다는 뜻과는 별개다.
어르신과 지병이 있는 사람은 더 조심해야
나이가 들면 면역력(외부 병균에 맞서는 몸의 힘)이 젊을 때보다 약해질 수 있어 어르신은 곰팡이 관리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약을 꾸준히 복용하거나 지병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집 안의 곰팡이 흔적과 몸의 증상은 따로 보아야 한다. 벽에 곰팡이가 보인다고 곧바로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평소와 다른 기침이나 숨찬 느낌이 이어진다면 곰팡이 탓으로만 넘기지 말고 주치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기와 습기 제거가 기본이다
곰팡이는 한번 자리 잡으면 완전히 없애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환기다. 하루 최소 두 번, 아침저녁으로 10분 정도 창문을 열어 공기를 바꾸고, 맞은편 문도 함께 열어 맞바람이 통하게 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비가 온 뒤에는 실내에 습기가 많이 차므로 환기를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습도를 낮추는 데는 제습기가 가장 편리하지만, 없다면 신문지나 굵은 소금을 접시나 바구니에 담아 습한 곳에 두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벽에 신문지를 붙여 두는 방법도 있다. 욕실이나 주방을 쓴 뒤에는 환풍기를 돌리거나 창문을 열어 습기를 내보내야 한다. 벽에 바짝 붙은 가구는 조금 떼어 놓아 뒤편으로 공기가 흐르게 하는 것이 좋다.
초기 곰팡이는 마른 천으로, 심하면 도움을 청해야
표면에 곰팡이가 조금 생긴 정도라면 마른 천에 소독용 에탄올(알코올)을 살짝 묻혀 가볍게 닦아낼 수 있다. 닦은 자리는 선풍기나 드라이기로 완전히 말려야 다시 번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젖은 수건으로 닦으면 오히려 포자가 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마른 천을 쓰는 것이 좋다. 소독용 에탄올은 불이 붙기 쉬워 불 가까이에서는 쓰지 말고, 창문을 열어 둔 채 사용해야 한다.
벽지 색이 변하거나 들뜨고, 퀴퀴한 냄새가 가시지 않거나, 닦아도 곰팡이가 계속 다시 생긴다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단계일 수 있다. 무리하게 제거하려다 포자를 더 들이마시는 일이 없도록 가족, 아파트 관리사무소, 전문 업체에 도움을 청하는 편이 안전하다. 기침이나 호흡 불편이 함께 나타난다면 주치의나 가까운 보건소에 상담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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