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고기나 생선을 구울 때 초미세먼지가 생긴다
동물 실험에서 기억력 변화가 관찰됐지만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창문과 환풍기, 조리법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주말 저녁 가족이 모여 삼겹살을 굽거나 생선을 노릇하게 익히면 주방은 금세 연기와 냄새로 가득 찬다. 이 연기가 폐뿐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물음이 최근 나온 연구를 계기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은 동물 실험 결과여서, 요리 연기가 곧바로 어르신의 기억력을 떨어뜨린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돼지고기 구울 때 나온 먼지, 동물 기억력에 변화

초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먼지로, 숨을 쉴 때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깥 대기오염뿐 아니라 집 안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도 이런 먼지가 생기며, 특히 고기나 생선을 구울 때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돼지고기를 구울 때 나온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동물에게서 기억력이 떨어지고 사물을 알아보는 능력이 약해지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한다. 연구진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뇌 안쪽에서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부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물 실험 결과와 사람의 치매 위험은 다르다

이번 결과는 실험실 환경에서 동물을 대상으로 얻은 것이다. 노출된 먼지의 양과 기간, 몸의 구조가 사람과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일이 사람에게 그대로 일어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요리 연기를 마셨다고 해서 치매가 생긴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사람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고, 그중 주방은 먼지가 가장 많이 생기는 공간이다.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일이 폐 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정보다.

창문 열고 환풍기 켜는 습관이 먼저

가장 손쉬운 방법은 환기다. 요리를 시작하기 전이나 조리하는 동안 주방 창문을 열고, 다른 방 창문도 조금 열어 두면 공기가 한쪽으로 빠져나가기 쉽다. 환풍기가 있다면 조리 내내 켜 두고, 필터에 기름때가 끼지 않았는지 가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환기는 불을 끈 뒤에도 냄새가 다 빠질 때까지 이어 가는 편이 낫다. 요리를 마친 뒤 잠시 집 밖으로 나가 산책하며 바깥 공기를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조리대와 가스레인지 주변에 남은 기름때와 음식 찌꺼기는 주방 세제로 바로 닦아 내야 나중에 다시 먼지로 떠다니지 않는다.

조리법을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굽는 대신 삶기, 찌기, 끓이기를 택하면 연기가 훨씬 덜 난다. 꼭 구워야 한다면 센 불보다 중간 불이나 약한 불을 쓰고, 음식이 타지 않게 살피며 뚜껑을 덮어 조리하는 것이 좋다.

더 신경 쓸 사람, 확인하고 물을 것

창문이 작거나 환풍기가 없는 주방에서 자주 굽는 요리를 하는 가정, 하루 대부분을 집 안에서 보내는 어르신,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주방 공기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반면 이미 환기를 잘하고 굽는 요리가 드문 가정이라면 지나치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최근 들어 깜빡하는 일이 잦아졌거나 기억력이 걱정된다면 요리 연기 탓으로 돌리기보다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먼저다.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에서도 기억력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평소 먹는 약이 많아 걱정되는 경우에는 주치의나 약사에게 함께 물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