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하는 일이 늘면서 손가락 운동에 관심을 두는 어르신이 많다
손가락 운동은 뇌를 자극하는 방법일 뿐 치매를 막는 치료와는 별개다
몸 운동과 잠, 식사, 사람과의 만남을 함께 챙기고 불편하면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물건 둔 자리를 잊거나 하려던 말이 떠오르지 않는 일이 잦아지면서 “혹시 치매가 아닐까” 걱정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런 걱정 속에 새끼손가락만 따로 움직이는 간단한 손가락 운동이 뇌를 깨운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다만 이 운동 하나로 치매를 막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지나친 기대다.

움직이기 어려운 손가락일수록 뇌가 바빠진다

손은 물건을 쥐는 도구이면서 뇌와 촘촘하게 이어진 기관이다. 여러 손가락 가운데 새끼손가락은 혼자 움직이기가 특히 까다로운데, 이런 어려운 동작을 일부러 해내려 할 때 뇌의 여러 부위가 한꺼번에 자극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과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이런 손가락 운동이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기억력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루에 잠깐만 시간을 내도 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검지·중지 꼬고 새끼손가락만 까딱

방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두 손바닥이 앞을 보도록 손가락을 모두 곧게 편다. 이어 한 손의 검지(둘째 손가락)와 중지(가운뎃손가락)를 서로 엇갈리게 꼬고, 약지(넷째 손가락)는 엄지 옆에 가지런히 붙여 움직이지 않게 잡아 둔다.

그 상태에서 남은 새끼손가락만 위아래로 힘 있게 까딱인다. 처음에는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되풀이하다 보면 차츰 나아질 수 있다. 양손을 번갈아 하루 10초 정도라도 꾸준히 이어 가는 것이 권해지며, 손가락이나 손목이 아프면 곧바로 멈추는 것이 좋다.

손가락 운동과 치매 예방은 다르다

손가락 운동은 뇌에 자극을 주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 치매를 완전히 막아 주는 수단과는 별개다. 뇌 건강은 생활 전반의 습관이 함께 받쳐 줄 때 지켜질 수 있다.

걷기나 가벼운 체조처럼 몸에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뇌로 가는 혈액 흐름이 좋아지고 뇌세포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잠은 낮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이어서 하루 7~8시간가량 충분히 자는 것이 권장된다. 채소와 과일을 고루 먹고 짜거나 단 음식을 줄이는 식사 습관도 뇌 건강과 맞닿아 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활동도 뇌에 신선한 자극이 된다. 책 읽기, 글쓰기,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처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가족이나 친구, 이웃과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불편한 곳 있거나 약 먹는다면 먼저 상의

손가락 운동은 누구나 쉽게 해 볼 수 있지만 손가락 관절이나 손목에 통증이 있는 어르신, 손을 다친 적이 있는 어르신은 무리하지 않는 편이 낫다. 평소 몸이 불편한 곳이 있거나 꾸준히 먹는 약이 있다면 새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와 먼저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

또 깜빡하는 일이 갑자기 늘었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손가락 운동에 기대기보다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우선이다. 기억력이 걱정될 때는 주치의나 가까운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상담과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