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이식 뒤 혈당이 오르는 일이 적지 않다
약과 수술 부담 탓에 일시적으로 오른 혈당은 되돌아오기도 한다
정기 검사로 수치를 확인하고 식사·운동은 주치의와 정해야 한다

콩팥(신장) 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친 뒤 검사에서 “혈당이 높다”는 말을 듣는 어르신이 있다. 수술이 끝났는데 이번에는 당뇨까지 걱정해야 하느냐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다만 이식 뒤 오른 혈당이 곧바로 평생 가는 당뇨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덜 알려져 있다.

이식 뒤 혈당이 오르는 까닭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은 면역억제제(새 장기를 몸이 거부하지 않도록 면역 반응을 누르는 약)를 꾸준히 복용한다. 이 약과 수술 자체가 몸에 주는 부담이 겹치면 혈당이 한동안 높아질 수 있다. 이렇게 이식 뒤 새로 나타나는 당뇨를 따로 구분해 살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병원 연구에서는 이식 뒤 올라갔던 혈당이 다시 정상 범위로 돌아온 환자가 예상보다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혈당이 정상으로 회복된 환자들은 이식 뒤 당뇨가 없던 환자들과 경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관찰 결과도 함께 소개됐다. 다만 구체적인 대상 규모나 기간은 함께 알려지지 않아 결과를 넓게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회복될 수 있다”와 “저절로 낫는다”는 다르다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희망적인 소식이지만, 관리하지 않아도 낫는다는 뜻과는 별개다. 연구에서 보인 것은 회복된 사람과 경과가 좋은 사람이 겹친다는 관찰이며, 어떤 관리가 회복을 이끌었는지까지 밝힌 것은 아니다. 혈당이 계속 높게 유지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수치를 꾸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내용은 콩팥 이식을 받은 어르신과 가족이 가장 먼저 눈여겨볼 만하다. 이식을 받지 않은 어르신에게는 이식 뒤 당뇨 이야기가 그대로 들어맞지는 않지만, 혈당을 정기적으로 살피고 생활 습관을 다듬는 원칙은 누구에게나 통한다.

생활 속 혈당 관리, 무엇부터 할까

가장 기본은 병원이 정한 날짜에 피 검사를 빠뜨리지 않는 일이다. 필요하면 가정용 혈당 측정기로 수치를 자주 재고, 평소와 다른 값이 나오면 기록해 두었다가 진료 때 보여 주는 편이 좋다.

식사는 끼니를 거르지 않고 일정한 시간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흰쌀밥 대신 잡곡밥, 기름진 반찬 대신 채소와 단백질 반찬, 가공식품 대신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고르고 단 음식과 짠 음식은 줄이는 방향이 권장된다. 다만 이식 환자는 먹는 약과 음식이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몸을 움직이는 일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리한 운동보다 가벼운 걷기, 스트레칭, 집 안에서 하는 맨손 체조처럼 매일 조금씩 할 수 있는 활동이 알맞다. 관절이 불편하거나 다른 질환이 있는 어르신은 운동 종류와 강도를 미리 의료진과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스트레스도 혈당을 끌어올리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취미 활동이나 가족, 친구와의 시간으로 마음을 편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고, 우울하거나 불안한 기분이 오래가면 혼자 견디기보다 주변이나 전문가에게 털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료실에서 물어볼 것

이식 뒤 혈당이 높다는 말을 들었다면 지금 수치가 일시적인 상승인지, 얼마나 자주 검사해야 하는지, 복용 중인 면역억제제가 혈당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주치의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식단과 약의 궁합은 약사에게, 운동과 생활 관리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