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데 인공지능 기술이 쓰이기 시작했다
품질 판별 보조 기술과 개인 몸에 맞는지는 다른 문제다
정식 판매처 구입과 복용 중인 약 상담부터 챙길 필요가 있다

환절기가 되면 몸을 보한다며 한약재를 달여 먹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이때 흔히 드는 물음은 “이 약재가 진짜 맞나”라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공지능(AI, 사람처럼 학습하고 판단하도록 만든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한약재의 진위를 가려내는 기술을 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기계가 품질을 살핀다고 해서 모든 한약재가 누구에게나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모양·색깔·질감 배워 판별 돕는 방식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이 기술은 한약재의 모양, 색깔, 질감 같은 겉모습의 특징을 학습해 진품 여부를 가려내는 데 도움을 준다. 한약재는 생김새가 비슷한 다른 식물이나 값싼 대용품이 섞여 들어올 수 있어 감별이 까다로운 분야로 꼽힌다.

이 기술은 전문가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한약재를 확인할 때 보조 도구로 쓰인다. 사람의 눈과 경험에 기계의 판별을 더해 실수를 줄이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유통되는 한약재의 품질을 더 믿을 수 있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진품 여부와 내 몸에 맞는지는 다르다

진짜 한약재라는 사실과 그 약재가 특정 어르신에게 맞는다는 사실은 별개다. 인공지능이 가려내는 것은 약재의 진위와 품질이지, 먹는 사람의 체질이나 건강 상태가 아니다. 같은 약재라도 사람에 따라 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이번 소식은 이 기술이 판별을 돕는다는 것일 뿐, 시중의 모든 한약재가 검사를 거친다거나 가짜가 사라졌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새 기술이 도입됐다는 소식만으로 출처가 불분명한 제품까지 안심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만성질환·복용약 있는 어르신은 먼저 상담을

특히 주의가 필요한 사람은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이미 여러 약을 먹고 있는 어르신이다. 한약재와 다른 약을 함께 먹었을 때 서로 영향을 주는지 미리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한약재를 먹기 전에 주치의나 약사, 한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반대로 복용 중인 약이 없고 건강 상태가 안정적인 사람이라도 광고나 주변의 권유만 믿고 무턱대고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약재라도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지 한의사와 충분히 이야기한 뒤 정하는 편이 낫다.

구입처·포장 표시부터 확인

구입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한약재는 한의원, 약국, 정식 허가를 받은 전문 판매점에서 사는 것이 기본이며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포장이 깨끗한지, 약재 이름과 원산지, 유통기한이 정확히 적혀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표시가 흐리거나 이상한 점이 보이면 판매처에 다시 묻는 것이 안전하다. 지금 먹는 약과 함께 먹어도 되는지는 약 봉투나 처방전을 들고 가 주치의나 단골 약사에게 확인할 수 있고, 체질에 맞는지는 한의사에게 물어볼 수 있다. 판단이 어려울 때는 가까운 보건소에 상담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