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신 기능이 약하거나 자율신경계가 지친 경우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작 전 주치의와 상의하고 규칙적인 식사부터 챙길 필요가 있다
체중을 줄이거나 건강을 지키려고 정해진 시간에만 식사하는 “간헐적 단식”을 시도하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공복 시간을 두면 몸이 쉬고 지방을 에너지로 쓴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어서다. 다만 이 방법이 누구에게나 맞는 것은 아니며, 몸 상태에 따라서는 피로와 불안을 키울 수도 있다.
공복 시간을 두는 식사법, 어떤 원리인가
간헐적 단식은 하루 가운데 일정 시간은 음식을 먹지 않고, 정해 둔 시간에만 식사하는 방식이다. 음식을 소화하지 않는 동안 몸속에 쌓인 지방이 에너지로 쓰이면서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굶는 시간이 길어지면 몸은 이를 일종의 “비상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때 평소보다 더 피곤해지거나 마음이 불안해지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살을 빼려던 시도가 몸에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체중 조절 효과와 몸이 받는 부담은 다르다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으로 꼽히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부신(콩팥 위에 있으며 스트레스에 맞서는 호르몬을 내는 기관)의 기능이 약해진 어르신이고, 다른 하나는 자율신경계(심장 박동, 소화처럼 뜻과 상관없이 몸을 조절하는 신경)가 이미 지쳐 있는 어르신이다.
자율신경계는 오랜 스트레스, 잠 부족, 지나친 카페인 섭취 등으로 쉽게 지칠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복을 이어가면 체중이 조금 줄더라도 몸 전체의 회복력은 떨어질 수 있다. 체중계 숫자가 내려가는 것과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별개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신호가 있다면 굶는 방식은 맞지 않을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만큼 피곤하거나, 뚜렷한 이유 없이 가슴이 뛰고 불안하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이어진다면 자율신경계가 힘들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있는 어르신에게는 공복을 오래 두는 식사법이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이런 증상이 없더라도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더 신중해야 한다. 식사 시간이 바뀌면 약을 먹는 시간이 흔들리고, 약효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르신에게는 굶는 것보다 필요한 영양을 규칙적으로 채우는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시작 전 주치의와 상의하고 식사 습관부터 점검
새로운 식사법을 시작하기 전에는 주치의에게 “간헐적 단식을 해도 지금 건강 상태에 괜찮은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먹는 약이 있다면 복용 시간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도 함께 확인하고, 약국에서 약사에게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무리한 공복 대신 정해진 시간에 고르게 먹는 식사가 더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아침을 거르지 않고 생선, 두부, 살코기 같은 단백질과 견과류, 올리브유 같은 좋은 지방을 곁들이면 하루를 시작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쌓인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풀 수 있는 취미를 갖고 밤에 충분히 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어떤 식사법보다 앞설 수 있다. 피로나 두근거림이 계속된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주치의나 가까운 보건소에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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