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회복을 돕는 바탕일 뿐 치료와는 별개다
국물·단백질·수분을 챙기고 영양제와 약은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필요가 있다
한여름에도 냉방이 센 실내와 갑자기 쏟아지는 비 사이를 오가다 보면 몸이 으슬으슬해지기 쉽다. 감기에 걸리면 입맛이 떨어지고 기운이 빠져 끼니를 거르는 어르신도 많다. 다만 “아플 때는 굶으며 쉬는 게 낫다”는 생각은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몸이 바이러스와 싸우려면 오히려 먹는 것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국물과 죽이 권해지는 이유
감기에 걸린 사람에게 죽이나 국물을 내미는 것은 우리만의 풍습이 아니다. 서양에서도 닭고기 수프를 먹는 것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권하는 데는 나름의 까닭이 있다. 뜨거운 국물에서 오르는 김은 막힌 코를 풀고 목과 기관지(숨이 드나드는 관)를 편안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목이 붓고 입맛이 없을 때 죽이나 맑은 국, 숭늉처럼 넘기기 쉬운 음식은 부담이 적다. 이렇게라도 열량을 채워야 면역 체계가 제 힘을 낼 수 있다. 국물은 수분 보충도 겸해 몸속 면역 세포가 제 기능을 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비타민·아연·단백질, 음식으로 먼저 채운다
면역과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영양소로는 비타민 C, 비타민 D, 아연이 있다. 이들은 면역력 유지와 감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C는 딸기, 귤 같은 과일과 브로콜리에, 비타민 D는 고등어, 연어 같은 등푸른생선에, 아연은 달걀과 캐슈넛, 잣 같은 견과류에 들어 있다.
단백질도 빼놓을 수 없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항체(몸이 병원체에 맞서 만드는 방어 물질)와 새 면역 세포가 단백질을 재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갈비탕이나 닭고기 수프처럼 국물과 함께 먹는 음식은 단백질과 수분을 한 번에 챙길 수 있다. 소고기, 생선, 달걀, 우유, 두부, 콩을 골고루 돌려 먹는 방법도 있다.
목이 마르고 기침이 날 때는 따뜻한 생강차나 꿀차가 흔히 권해진다. 생강의 매운맛 성분은 몸을 데우고 혈액순환을 돕는 것으로, 꿀은 목을 감싸 기침을 누그러뜨리고 잠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커피와 술은 잠시 멀리할 필요가 있다. 카페인은 몸의 수분을 빼앗고, 술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기를 더 오래 끌 수 있다.
음식은 회복의 바탕, 치료와는 다르다
이런 음식들은 몸이 스스로 회복하도록 돕는 바탕이지, 감기를 낫게 하는 약과는 다르다. 비타민이나 아연도 되도록 영양제보다 평소 식사로 채우는 편이 낫다고 권해진다. 영양제를 더하고 싶다면 이미 먹고 있는 약과 겹치거나 부딪히지 않는지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 등으로 여러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이라면 새로운 음식이나 차를 늘리기 전에도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대로 가벼운 콧물과 목 칼칼함 정도라면 따뜻한 식사와 충분한 휴식, 수분 섭취만으로도 회복을 기다려 볼 수 있다.
이럴 때는 병원부터 찾는다
식사와 휴식을 챙겨도 몸 상태가 계속 나쁘거나, 열이 심하게 오르고 숨쉬기가 불편해지면 집에서 버틸 일이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지체 없이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혼자 지내는 어르신이라면 가족이나 이웃이 끼니를 제대로 들고 있는지, 물을 자주 마시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고, 죽과 국물로 끼니를 잇되 살코기나 두부 같은 단백질을 한 가지씩 곁들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영양제나 먹는 약에 대한 궁금증은 주치의나 동네 약사에게, 지역의 건강 상담은 가까운 보건소에 물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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