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며 잦아지는 더부룩함과 변비, 파파야가 거론되는 이유
식이섬유와 효소의 보조 효과는 질환 치료와는 별개다
지병이 있거나 약을 먹는 어르신은 주치의와 먼저 상의할 일

식사를 마친 뒤 배가 묵직하고 더부룩해 한동안 소파에 기대 앉아 있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면 소화 기능이 예전만 못해 이런 불편이 잦아지기 쉽고, 그래서 열대과일 파파야가 “자연이 준 소화 보조제”라는 별명과 함께 자주 언급된다. 다만 파파야는 소화를 거드는 음식일 뿐, 소화불량이나 변비의 원인을 고치는 약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짚어 둘 필요가 있다.

두 종류 식이섬유와 효소 파파인

파파야에는 식이섬유가 넉넉하게 들어 있는데, 물에 녹는 수용성 섬유와 녹지 않는 불용성 섬유가 함께 있다. 수용성 섬유는 장 속 유익균(몸에 이로운 장내 세균)의 먹이가 되고 음식이 위를 지나가는 속도를 늦춰 속을 편하게 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불용성 섬유는 대변의 부피를 키워 장 운동을 자극하므로 변비로 고생하는 어르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파파야에만 있는 성분으로는 파파인(단백질을 잘게 쪼개는 소화 효소)이 꼽힌다. 나이가 들면 위산 분비가 줄어 고기 같은 단백질 음식을 소화하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파파인이 이 과정을 거들어 식후 배가 빵빵하게 부르는 느낌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이 파파야를 꾸준히 먹었더니 불편한 증상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비타민 C와 베타카로틴 같은 항산화 성분(몸속 세포 손상을 줄이는 물질)이 들어 있어 장 건강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마그네슘과 엽산도 함유돼 있어 영양 흡수가 떨어진 어르신의 식단을 보완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소화를 돕는 음식과 치료는 다르다

파파야의 효과로 거론되는 내용은 대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수준이다. 연구 결과로 알려진 내용도 어떤 조건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했는지 원문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모든 사람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화불량의 원인이 위염, 담석, 약의 부작용 등 다른 질환이라면 과일 하나로 풀릴 문제가 아니다.

몸에 좋다는 음식도 많이 먹으면 탈이 날 수 있다. 파파야는 식이섬유가 많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오히려 배에 가스가 차거나 더부룩함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한두 조각 정도를 꾸준히 먹는 편이 낫다는 조언이 나온다.

먹어도 되는 사람과 조심할 사람

특별한 지병 없이 식후 더부룩함이나 가벼운 변비를 겪는 어르신이라면 간식이나 후식으로 곁들여 볼 만하다. 껍질을 벗기고 씨를 뺀 뒤 그대로 먹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고, 요거트나 오트밀 위에 잘게 썰어 올리거나 다른 과일과 샐러드로 버무려도 된다. 스무디로 갈 때 그릭요거트나 치아씨드를 조금 넣으면 유익균과 식이섬유를 함께 챙길 수 있다.

반면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을 꾸준히 먹는 어르신은 파파야를 매일 챙겨 먹기 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먹고 있는 약과 부딪히는 점은 없는지, 건강 상태에 따라 주의할 점은 없는지 따져 봐야 하기 때문이다. 라텍스 알레르기(고무나무 수액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파파야의 일부 성분이 라텍스와 비슷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먹기 전에 확인하고 물어볼 것

파파야를 식단에 넣기 전에는 지금 먹는 약의 목록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진료 때 주치의에게 파파야를 꾸준히 먹어도 되는지 묻고, 약국에서는 약사에게 복용 중인 약과 함께 먹어도 괜찮은지 확인할 수 있다.

파파야를 먹은 뒤 입안이 가렵거나 두드러기, 호흡 곤란이 나타나면 즉시 먹기를 멈추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더부룩함이나 변비가 몇 주씩 이어지거나 체중이 줄고 변에 피가 비친다면 음식으로 버티기보다 가까운 내과나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아 원인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