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굽고 볶을 때 부엌 공기에 초미세먼지가 짙어질 수 있다
뇌에 영향이 있다는 결과는 동물 실험 단계라 사람과는 구분해야 한다
요리 전후 환기와 조리 방식, 후드 관리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저녁 찌개를 끓이고 생선을 굽는 동안 부엌에는 냄새와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퍼진다. 이 먼지가 뇌 건강과도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매일 부엌에 서는 어르신과 가족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은 동물 실험에서 나온 것이어서, 요리를 하면 기억력이 나빠진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다.

밖보다 짙을 수 있는 부엌 공기

초미세먼지(지름이 아주 작아 폐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먼지)는 흔히 자동차 매연이나 공장 연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집 안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생기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바깥 오염원에서 오는 것보다 높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기름을 두르고 굽거나 튀기는 요리는 연기와 기름 입자를 많이 만든다.

한 연구에서는 조리 과정에서 나온 초미세먼지가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동물을 대상으로 살폈다. 노출된 동물에서는 기억을 맡는 뇌 부위에 변화가 나타났고 기억 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관찰됐다. 알츠하이머병(치매의 가장 흔한 종류)과 관련된 물질이 뇌에 더 쌓이도록 부추길 가능성도 제시됐다.

동물 실험 결과와 사람의 치매 위험은 다르다

이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다. 동물 실험은 노출량과 환경을 연구자가 조절한 상태에서 이뤄지고, 사람의 부엌은 집 구조와 요리 횟수, 환기 습관이 제각각이다. 사람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나는지는 앞으로 연구가 더 쌓여야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부엌 공기를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초미세먼지는 뇌와는 별개로 폐와 호흡기에도 부담이 될 수 있고, 나이가 들면 호흡 기능이 약해지기 쉽다. 결국 핵심은 요리를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하면서 생긴 먼지를 얼마나 빨리 집 밖으로 내보내느냐에 있다.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는 집

하루 여러 번 직접 밥을 짓는 어르신, 생선구이나 볶음, 부침 요리를 자주 하는 집, 창문이 작거나 환풍기(레인지 후드)가 없는 부엌은 먼지가 오래 머물 수 있다. 겨울철처럼 창문을 닫아 두는 시간이 긴 계절에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주로 찌거나 삶는 요리를 하고 조리 때마다 환기를 하는 집이라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크지 않다.

환기를 할 때는 시점이 중요하다. 요리를 시작하기 전부터 창문을 열고 후드를 켜 두고, 조리하는 내내 그대로 유지한다. 불을 끈 뒤에도 공기 중에 먼지가 남아 있을 수 있어 10~15분 정도 더 환기하는 편이 좋고, 집 반대편 창문을 조금 열어 맞바람이 통하게 하면 효과가 커질 수 있다. 후드가 없다면 창문을 더 오래 열어 두는 방법이 있다.

조리 방식과 후드 필터부터 점검

조리 방법을 조금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생선은 굽기보다 찜으로, 나물은 볶기보다 데쳐 무치는 식으로 기름을 덜 쓰는 요리를 늘리는 방식이다. 프라이팬을 쓸 때 뚜껑을 덮으면 기름이 튀는 것을 막고 연기가 퍼지는 양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청소도 빼놓을 수 없다. 요리 뒤에는 가스레인지와 싱크대 주변의 기름때를 행주로 닦고, 후드 필터는 주기적으로 씻거나 바꾼다. 필터에 기름때가 두껍게 끼면 빨아들이는 힘이 약해져 환기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이미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거나 숨이 차고 기침이 잦은 어르신은 부엌 환경만 손볼 것이 아니라 주치의에게 증상을 알리고 상담할 필요가 있다. 지역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에서는 기억력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지병으로 약을 먹고 있다면 새로운 생활 습관을 시작하기 전 주치의나 약사에게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