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 첫 증상은 여름 감기와 비슷하다
기침·콧물 없이 열과 오한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차이
모기 물림을 막고 의심되면 다녀온 곳을 알리고 진료부터

여름철 산책이나 텃밭 일을 다녀온 뒤 갑자기 열이 오르고 몸이 으슬으슬 떨리면 대개 여름 감기나 몸살로 여기고 넘기기 쉽다. 그런데 이런 증상 가운데 일부는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일 수 있다. 다만 말라리아를 먼 나라나 일부 지역에서만 걸리는 병으로 여기는 인식이 여전히 많아, 증상이 있어도 의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시에서도 나오는 말라리아, 첫 증상은 감기와 닮았다

과거 말라리아는 특정 지역의 병으로 알려졌지만, 기후 변화로 모기가 활동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서식지도 넓어지면서 서울 같은 도시에서도 환자가 나온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경기도 북부와 인천, 서울 일부 지역이 주의할 곳으로 꼽힌다. 사는 곳과 관계없이 여름철에는 한 번쯤 염두에 둘 필요가 있는 병이 된 셈이다.

초기 증상은 감기나 독감과 매우 비슷하다. 갑작스러운 고열, 뼈가 시린 듯한 오한, 온몸이 쑤시는 근육통, 기운이 빠지고 처지는 느낌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해열제를 먹고 며칠 쉬면 낫는 몸살로 생각하기 쉽다.

호흡기 증상 없는 열과 주기적인 반복은 감기와 다르다

감기와 말라리아를 가르는 단서는 호흡기 증상이다. 감기는 대개 기침, 콧물, 가래가 따라오지만 말라리아는 이런 증상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열과 오한, 근육통이 있는데 코와 목은 멀쩡하다면 단순 감기와는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단서는 증상의 흐름이다. 말라리아는 증상이 일정한 주기를 두고 되풀이될 수 있다. 하루는 몹시 앓다가 다음 날은 좀 나아진 듯하고, 그다음에 다시 열이 오르는 식이다. 몸이 나아졌다고 해서 병이 끝났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이런 특징만으로 말라리아인지 아닌지 스스로 가릴 수는 없다. 증상이 비슷해도 다른 원인일 수 있고, 진단은 병원 검사로만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의 차이는 “병원에 가서 말해야 할 단서”로 받아들이는 편이 바람직하다.

야외 활동 뒤 증상이 생긴 어르신은 다녀온 곳부터 알려야

주의가 필요한 경우는 야외 활동을 하고 돌아온 뒤 기침이나 콧물 없이 열과 오한, 심한 근육통이 나타난 때다. 특히 경기도 북부나 인천, 서울 일부 지역을 다녀온 뒤라면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이런 어르신은 미루지 말고 가까운 병원이나 주치의를 찾아 최근 다녀온 곳과 증상이 나타난 시점, 증상이 반복되는 양상을 자세히 알리는 것이 좋다.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제때 알맞은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회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증상이 가라앉았다고 약을 임의로 끊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말라리아 원충(병을 일으키는 아주 작은 기생 생물)은 간 속에 숨어 있다가 나중에 다시 활동할 수 있어, 약을 끝까지 먹지 않으면 몇 달 뒤 재발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등으로 평소 여러 약을 먹는 어르신은 한 가지를 더 챙길 필요가 있다. 말라리아 약을 처방받을 때 지금 먹고 있는 약을 빠짐없이 주치의에게 알려야 약물 상호작용(함께 먹은 약끼리 효과나 부작용이 달라지는 일)을 미리 따져볼 수 있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먼저, 의심되면 진료부터 확인

예방의 기본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야외에 나갈 때는 모기기피제를 피부와 옷에 고루 뿌리고, 팔다리를 가리는 긴소매 옷과 긴바지를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몸에 달라붙는 옷보다 바람이 잘 통하는 헐렁한 옷이 모기가 옷 위로 피부를 무는 것을 막는 데 낫다.

집 안에서는 잠들기 전 모기장을 치고, 방충망에 찢어진 곳이나 틈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여름 내내 열이 나고 으슬으슬한 증상이 있는데 호흡기 증상이 없다면 감기로만 넘기지 말고 주치의나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 복용과 관련한 궁금한 점은 약사에게, 지역 내 모기 매개 감염병 정보는 관할 보건소에 문의할 수 있다.